[독일 역사상 가장 기가 막힌 공항 -- 베를린 신공항, 드디어 문을 열다] 베를린 신공항 "브란덴부르크 국제공항"이 오늘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독일 하면 효율성과 청렴함을 흔히 떠올리지만... 베를린 신공항은 독일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의 부정부패가 점철된 곳이랍니다. 요즘 유럽에서 구설수에 오르는 이야기라 한번 가져와봤습니다. 1. 독일 베를린에는 구공항 "테겔 국제공항"이 있습니다. 테겔 공항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이게 독일 수도의 공항이라고?' 싶을 정도로 낙후된 곳이죠. (저도 가 봤는데...음...다신 가고 싶지 않네요 ㅎㅎ) 그래서 90년대 후반부터 낡아가는 테겔 국제공항을 대체할 "베를린 신공항 프로젝트"가 발족되었습니다. 2. 그렇게 2006년, 베를린 외곽의 브란덴부르크라는 동네가 신공항 부지로 최종 선정되어 첫 삽을 떴죠. 그런데 이 신공항... 처음부터 뭔가 이상했다고 합니다. '높은 분이 그러라고 했다'라는 이유로 설계는 이리 변했다 저리 변했다를 반복했고, 횡령과 리베이트가 난무하면서 그 많던 예산을 홀라당 까먹고도 공항 상태는 엉망이었죠. 6년 간의 공사 끝에 비로소 2012년, 오픈 앞두고 최종 안전 테스트가 치러졌는데... 그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관상용 나무들이 이상한 곳에 잘못 심어져 있었다던가, 전기 배선이 엉망이었다던가, 에어컨은 작동하지 않았으며, 천장에서 물이 센다던가, 심지어 스프링클러를 비롯해 방화 설비마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죠. 비판이 일자 베를린 신공항 측은 '방화 기계 설비를 구축하는 대신, 불이 나는지 안 나는지 확인하는 감시 인력을 촘촘히 두겠다' '더우면 공기를 더 자주 환기하겠다' 등의 매우 황당한 해법을 내놓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3. 결국 2012년 6월 신공항 오픈식은 7월, 12월, 2013년, 2017년.... 이런 식으로 늘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보수공사는 지지부진하기만 했고, 인부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공사 자재를 인부들이 야금야금 훔쳐다가 암시장에 내다 파는 일들이 빈번하게 벌어졌다고 합니다. 심지어 책임직 들도 횡령을 일삼았죠. 더 황당한 것은 베를린 신공항이 2012년부터 약 8년 간 정상운행(!)을 해야만 했다는 겁니다. 비치된 각종 디지털 장비, 스크린, 전광판, 관제탑 설비들이 마냥 전원을 끈 상태에서 방치되면 고장이 날 수 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아무도 찾지 않고 보수공사 인부만 간간히 오가는 이 공항에 매일매일 엄청난 전기세와 운영비가 고스란히 들어갔다고 하네요. (아이고 세금 아까워라...) 4. 그리고 마침내 2020년 10월 31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신공항이 마침내 오픈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오픈하고 보니 코로나 19로 온 세계 항공기가 발이 묶인 상태. 평소 잘 나가던 공항들도 파산을 걱정하는 마당에 베를린 신공항이 제 몫을 다할 것 같진 않습니다. 타이밍도 참 기가 막히군요. 유럽 언론들은 이제 "베를린 신공항, 언제 파산할까?"를 가십거리로 삼고 있는 마당입니다. 아이고 ㅎㅎ;;

Berlin's 'new' BER Airport: A story of incompetence and corruption | DW News

YouTube

Berlin's 'new' BER Airport: A story of incompetence and corruption | DW News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0년 10월 31일 오후 2:17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