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고객이 브랜드 성공 좌우”…투자하고 싶은 브랜드의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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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투자자들은 투자하고 싶은 브랜드의 조건으로 ‘충성고객’ ‘소통능력’ ‘실행력’을 꼽았다. 충성 고객을 확보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변화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공통 메시지였다. 창업자의 비전과 진정성, 그리고 외부와의 협력 능력도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로 나타났다.
임정민 신세계그룹(시그나이트파트너스) 투자총괄, 이봉진 XYZ PLUS 대표(전 자라코리아 사장), 김채현 무신사파트너스 대표 등 패션업계 투자 전문가들은 ‘K-브랜딩 콘퍼런스’의 ‘투자 전략: 투자하고 싶은 브랜드의 3가지 조건’ 패널 토론에 참석해 이 같은 견해를 나눴다.
임정민 신세계그룹 투자총괄은 투자하고 싶은 브랜드의 첫 번째 조건으로 충성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고객 수보다 지속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충성 고객층이 브랜드의 성공을 좌우한다”며 “100명의 고객이 1번 구매하는 것보다 10명의 고객이 10번 구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 총괄은 “이런 고객의 반복적인 구매는 재구매율, 구매 간격, 평균 구매액의 증가 등으로 수치화될 수 있으며, 신세계그룹은 이런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 결정을 내린다”며 “충성 고객층이 성장해 수십만, 수백만명에 이르면 해당 브랜드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임 총괄은 운영 관리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한국의 창업자들은 크리에이티브한 역량은 뛰어나지만 숫자와 운영 관리에 취약한데, 창업자들이 좀 더 데이터와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창업자들이 크리에이티브 외에도 재고 관리, 생산 계획, 원가 관리 등을 명확히 파악해야 장기적인 성공이 가능하며, 이게 가능해야 브랜드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채현 무신사파트너스 대표는 브랜드들이 체계적인 성장 전략과 실행력을 갖추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많은 브랜드가 체계적인 계획 없이 소규모 사업처럼 운영된다”며 “이는 장기적인 성장과 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된다. 창업 단계부터 재고와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브랜드의 성공을 결정짓는 또 다른 요소로 비전과 수용력을 꼽았다. “매출이 커져도 명확한 비전과 철학이 없다면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이 낮다. 3~4년 뒤에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브랜드는 비전과 전략을 깊이 고민하는 창업자가 있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아울러 창업자는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면서도 다른 분야 전문가와 협력할 수 있는 수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매출 300억원 이상의 브랜드가 되려면 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동시에, 부족한 영역에 외부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초대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봉진 XYZ PLUS 대표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인 ‘디스럽션’(disruption)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기업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점이 드러난다. 이런 약점을 빠르게 포착하고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브랜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자라는 빠른 트렌드 대응과 지식재산권(IP) 관리 능력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 했지만, 온라인 쇼핑의 발전과 복잡한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위기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시장의 변화를 포착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표는 CEO의 소통능력과 진정성을 중요한 자질로 꼽았다. “스타트업 대표는 직원, 고객, 투자자와 원활하게 소통해야 한다. 이를 통한 신뢰 구축이 성공의 열쇠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창업을 시작하더라도, 진정성 있게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도움을 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CEO가 모든 역할을 다 할 수 없으므로 적절한 파트너와 협력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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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일 오전 1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