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기자의 사람이니까 경영이다]자리가 무능한 사람을 만든다는데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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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에는 새해가 되면 아침에 떡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어머니가 떡국을 끓여 주셨던 것입니다. 얼마나 많이 한 솥단지만큼 끓였는지, 새해 삼시 세끼를 먹고도 다음날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퉁퉁 불은 떡을 좋아하고 잘 먹습니다.
결혼 후에는 새해가 되어도 아침에 떡국을 끓여 먹지 않습니다. 요리의 주체가 아내로 바뀐 것입니다. 아내는 떡국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도 특별히 새해 아침 떡국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특히 아침식사는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괜찮은 식사 습관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새해 아침 늘어지게 잠을 자고 일어나서 아내가 차려준 음식은 김밥이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김밥은 갖은 재료를 준비하고, 김밥을 말고 썰어야 하는 아주 번잡한 음식일 것입니다. 그러나 손이 빠른 아내는 김밥 준비도 뚝딱, 김밥을 말고 썰고 먹기 좋게 그릇에 담아내기도 뚝딱 해냅니다.
아내 덕분에 새해 브런치로 김밥을 먹었습니다. 정확하게 카운트하지 않았지만, 대략 김밥 3줄 이상 먹었습니다. 밖에서 사 먹을 때보다 집에서 만든 김밥을 더 많이 먹게 됩니다. 김밥을 만들 때 한 번에 여러 줄 가공하는 배경도 있지만, 입에 더 잘 맞고 배에 더 잘 들어갑니다. 어제는 대략 3줄이었지만, 먹고자 한다면 그 이상 먹을 수 있습니다.
김밥을 아무리 예쁘게 썰어도 저는 꽁다리를 좋아합니다. 보통의 김밥 썰기에서 꽁다리를 얇게 써는 사람은 잘 없습니다. 아내도 마찬가지입니다. 꽁다리는 두툼합니다. 그래서 재료가 더 많이 들어가 있어서 맛이 더 좋게 느껴집니다. 어쩌다 새콤 짭조름한 단무지가 길게 들어있는 꽁다리를 먹을 때면 밥과 참기름으로 얼룩진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김밥을 더 많이 먹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김밥을 좋아합니다. 아내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김밥을 준비합니다. 귀찮고 힘들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김밥을 잘 먹고 좋아하니까 기쁜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이런 아내의 헌신을 존경하고 배우고 싶습니다. 저에게 많이 부족한 모습입니다.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직장과 사회 공동체 안에서 헌신하는 법을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시기라는 깨달음이 있는 요즘입니다.
연말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슬픈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를 당한 사람들과 남은 유가족의 아픔과 슬픔을 무엇으로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그저 잠잠히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는지 가만히 살펴봅니다. 어제 뉴스에서 많은 국민들이 함께 걱정하고 사고 유가족을 물심양면 돕기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났습니다. 갈라지고 깨어진 모습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역시 대한민국 사람들 참 착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동했습니다.
오늘은 ‘나‘보다 아프고 어려운 사람을 떠올리며 그들을 향해 할 수 있는 헌신을 실천해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작은 헌신이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될 줄로 믿습니다.
따뜻한 대한민국과 사랑 많은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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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일 오전 12:37
옛날엔 떡이 귀해서 떡국은 새해 첫날이나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었는데 지금은 다이어트를 위해 일부러 안 먹는 시대이기 때문에 굳이 먹고 싶은 생각이 없으면 안 먹는거죠
1. 사람들을 하나의 부족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단 두 가지만 있으면 된다. '통의 관심사'와 '소통 방법'이다.
1. 질문은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어야 하고, 그 대답은 ‘틀릴 수 있어야’ 합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중년 사내와 20대 후반의 한 젊은이가 필자의 앞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법이지.” 중년 사내가 젊은이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내 귀에 들려왔다. 그 순간 나는 묘한 추억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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