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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 UX Design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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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이 된 나를 책임진다 💪💪 잠시 한국을 방문 중이다. 작년 여름에 오려던 계획을 코로나 때문에 내년으로 미뤘었는데 그새 1년이 지나 그 내년의 여름이 온 것이다. 작년 12월에 출판계약을 하면서 여름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니 책이 5월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주고받았었다. 인쇄 직전에 거의 초치기하듯 일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역시 일은 데드라인이 있어야 돌아가는구나 싶었다. ㅎㅎ 자가격리가 풀리고 하이브 인사이트(빅히트 신사옥에 만들어진 하이브 음악 뮤지엄)를 찾았다. ​ "모든 인생에는 각기 다른 형태의 고통과 아픔이 서려 있다. 무색하게도, 인생은 우리의 고통을 배려하지 않으며 시간 또한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멈추어 주진 않는다." -James Jean James Jean의 작품을 설명하는 시작 문구이다. 나는 한참을 서서 글자 하나하나를 읽고 또 읽었다. ‘모든 인생에는 각기 다른 형태의 고통과 아픔이 서려 있다.’ 위로가 된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라며 억울해하던 내 어린 시절을 보듬어 주는 메시지다. ‘인생은 우리의 고통을 배려하지 않으며 시간 또한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멈추어 주진 않는다.’ 그러니, 지나간 어제에 매달리지 말고 오늘을 살자. 내가 BTS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쓰는 글(가사)이다. RM의 꿈이 시인이나 작가가 되는 거였다고 한다. 작사가로의 인터뷰를 듣다가 내 마음에 남은 말이 있다. “이걸로 먹고살려고요" - 김남준 “필요해서 하는 거다" - 민윤기 작사를 왜 하느냐라는 질문에 “좋아서요"나 “재미있어서요"가 아닌, "먹고살려고요"라고 답을 하는 것을 들으며 나는 다시 한번 위로를 받는다. 평생 먹고놀 만큼의 돈이 있을 텐데, 여전히 필요해서 하는 거라고 답한다. 필요해서 하는 노동의 신성함을 나는 공감한다. 10번의 이직과 11번째 직장이라는 키워드가 부각되면서 노하우를 묻는 질문들과 메뚜기처럼 옮겨 다니는 걸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동시에 받고 있다. 나의 이직은 늘 먹고살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 대학 때 아르바이트도 돈이 필요해서 였고, 대학원도 미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 갔고, 미국 첫 직장으로 말도 안 되는 적은 연봉임에도 뭐라도 시작해서 돈을 벌어야 했기에 스태핑 회사에 취직을 했다.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먹고살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내가 지난 25년 동안 커리어를 유지해온 근간은 밥벌이를 하기 위해서이다. 스무 살 어른이 되던 해에 나는 경제적 독립을 꿈꾸었다. 돈이 얼마나 사람의 인생을 치사하고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지 일찍 (그리고 아프게) 깨달았다. 나에게 재화를 제공하며 내 인생 지분을 주장하셨던 권위적인 아버지로부터 배운 인생 교훈이다. 그렇다. 경제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존한다는 것은, 내 인생의 선택과 결정권의 지분을 나눠주겠다는 것을 뜻한다. 난 내 인생의 주인이 되고 싶었다. 그러려면 경제적 독립이 필요했다. (독립을 위해서는 정서적, 사회적, 경제적 독립 모두 필요하다) 그 누구도 내 인생에 훈수질을 하도록 두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내 인생 지분이 완벽히 내 것이라는 정신적 자유로움은 육체적 피곤함이나 돈 버는 치사함 따위를 견디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나에게 ‘프로이직러'나 ‘N잡러'는 열심히 살았다는 훈장이다. 밥벌이는 어른이 된 나를 책임지는 존엄한 일이다. 오늘도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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