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디자인고수들에게 안목 키우는 방법을 물 | 커리어리

일전에 디자인고수들에게 안목 키우는 방법을 물었을 때, 나의 친구 박선우 디자이너는 “좋은 것을 보고, 왜 좋은지 설명 해보라”고 조언 해주었다. 좋다고 느낄 때 분명히 이유가 있을텐데, 말로 혹은 글로 설명 해보라는 것이다. 여러번 곱씹었다. 동시에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자료를 준비하면서, 리터러시는 결국 경험으로 결정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짜뉴스를 골라내어 소비하지 않으려면 분별력이 중요한데, 진짜뉴스 소비 경험이 분별의 기준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을 먹어봐야,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척을 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경험치를 쌓는 것이다. 그러나 경험을 위해선 비용이 필요하다. 리터러시의 차이는 경험차이에서 비롯되지만 출발선은 비용 차이로부터 시작된다. 고작 뉴스와 음식이 뭐 얼마나 드는가 싶겠지만, 생각보다 문제는 심각하다.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온라인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다. 시간 대비 비용이 적게 발생하는 PC방, 더 최악은 메타버스 속에서만 살아가는 것이다. 디자인 안목을 키우는 ‘좋은 것을 보고 설명 하는 것’은 삶의 안목에서도 너무나 중요하다. 멋진 공간에 다녀온 후 친구들과 공간에 대해 나누고, 멋진 기사를 읽고 왜 멋진지 의견을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동료와 다시 방문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비용을 수반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이러한 과정을 삶의 해상도를 높이는 일이라 비유했다. 무엇이든 해상도를 높이는 일에는 돈이 필요하다. 두 가지 생각이 나를 덮쳤다. 첫 번째는 청소년들에게 모든 문화활동을 무료로 제공하면 어떨까. 이다. 영화도 공연도 공간도. 물론 무료로 제공하면 책임이 없기에 최소 비용을 받거나, 바우처를 통해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손에 쥔 돈으로 오늘 갈 곳을 정한다. 오천원 있으면 영화를 보고 싶어도 못가기 때문에 피씨방에 가고, 만원이 있으면 노래방을 간다. 10대들이 피씨방, 노래방, 보드게임방에 머무는 이유는 그게 재밌어서가 아니라 가진 돈으로 할수 있는 것 중 제일 재밌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돈이 있어도 좋은 것을 찾지 않는다면 결국 ‘의지’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의지’없이도 좋은 것을 경험 시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우리는 구조냐 사람이냐의 선택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는 것은 사람을 선택한 일이자, 구조를 위하는 일이다. 아이들이 의지가 없다고 어른들이 포기해서는 안된다. 의지가 없어도 즐길 수 있는 기회와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리터러시는 너무나 중요하다. 분별하지 못하면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다. 메타버스 속에서만 살아가면 강남역에서 편의점도 못찾게 될지도 모른다. 진짜는 밖에 있다. 진짜로 느껴야 하는 것, 진짜로 살아야 하는 것. 가짜는 진짜 앞에서 힘을 가질 수 없다. 진리는 달라지지 않는다.

2021년 10월 31일 오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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