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일수록 강점에 집중해야 합니다> 1.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CEO로 복귀했을 때, 애플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아니, 좋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2. 1985년 스티브 잡스가 해고되었을 때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13%였지만, 스티브 잡스가 CEO로 복귀했을 때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3.3%로 추락했고, 가용 운영 자금도 달랑 3개월치에 불과해 애플은 부도 직전에 있었다. 3. 오죽했으면 델의 창업자이자 CEO였던 마이클 델이 “내가 애플의 CEO라면 회사의 문을 닫고 남은 돈을 주주에게 돌려줄 것이다"라고 말했을까. 4. 애플 내부에서 거의 모든 직원들은 애플을 잡아먹은 죽음의 소용돌이를 ‘PC 이코노믹스(Personal Computer Economics)’라고 생각했다. PC 이코노믹스란, 이미 PC가 상품화되었기 때문에 이제 수익을 창출하려면, PC와 OS를 모두 제공하는 수직적 통합이 아니라, OS나 소프트웨어만 따로 파는 수평적 선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5. 쉽게 말해, 컴퓨터 제조는 외부 업체들에게 맡기고,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애플도 그 컴퓨터에 탑재되는 OS를 판매하는 것이 돈이 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산업 내 분석가들은 애플이 컴퓨터가 아니라 Mac OS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 특히 1997년 IT전문잡지 ‘와이어드'는 “애플이여, 이젠 그만 인정하시지! 당신네들은 이미 하드웨어 시장에서 퇴출됐어"라고 선언했다. 심지어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했던 스티브 위즈니악조차 이런 관점에 동조했다. 7.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이런 조언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정반대로 했다. CEO로 복귀한 이후, 스티브 잡스가 처음 내린 결정 중 하나는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에게 제공했던 Mac OS 라이선스 프로그램을 폐지한 것이었다. 8. (시장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처한 상황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다. 복귀 직후에 열린 타운홀에서 그는 직원들을 향해 물었다. “자, 지금 애플의 문제가 무엇인지 한 번 얘기해 볼까요?” 그러고는 스티브 잡스는 자기가 먼저 대답했다. 9. “바로 (구린) 제품이 문제입니다” 잡스는 곧 바로 또 이렇게 물었다. “그렇다면 제품들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이번에도 스티브 잡스는 직접 대답했다. “지금 제품들은 다 순 엉터리입니다!” 10.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직면한 문제가 ‘PC 이코노믹스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그저 애플은 애플이 할 일, 그러니까 더 나은 제품을 만들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11. 물론 더 나은 제품을 만들려면 애플의 문화를 변화시켜야 했다. 그리고 더 아는 제품을 만드는 방법은 딱 하나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잘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의 강점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었다. 12.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은 언제나 애플이 가장 잘하던 일이었다. 최고 전성기 시절 애플은 단순히 프로세서 속도나 스토리지 용량 같은 업계의 표준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매킨토시처럼 사람들의 창의성을 자극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 13. 통합에 있어서는 정말이지 애플을 따라올 기업은 없었다. 그리고 애플이 통합의 1인자였던 이유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부터 하드웨어, 그리고 색상까지 제품의 모든 측면을 통제하는 능력을 소유한 덕분이었다. 14. 스티브 잡스는 이런 자사의 강점을 정확하게 이해한 직원들, 다른 말로 자신처럼 사용자 경험을 총체적으로 통제하고자 했던 완벽주의자들을 채용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천재 디자이너로 아이폰, 맥북 등 애플의 간판 제품들을 디자인한 조너서 아이브가 그런 직원 중 한 명이었다. 15.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다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애플을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어줬던 문화적 강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렇게 스티브 잡스는 ‘Think Different’ 캠페인을 공개하면서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애플 직원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잊었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를 기억하는 방법 중 하나는 당신의 영웅이 누구인지를 기억하는 겁니다" 16. (그렇게)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기술 사양, 속도 등 불특정 다수를 겨냥하는 일련의 비인간적인 측면이 아니라, 개개인에게 훌륭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인간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17. 심지어 고객 경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잡스는 (미친 소리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애플 스토어라는 직영 오프라인 매장까지 열었고, 애플 스토어는 (결국) 전 세계에서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리테일 비즈니스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18. 그렇게 스티브 잡스가 CEO로 복귀했을 때 당시 애플의 운영 자금은 고작 3개월치 뿐이었지만, 지금 애플은 명실상부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됐다. - 벤 호로위츠, <최강의 조직> 중

2021년 11월 17일 오후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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