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의 의사결정은 철저히 영양학적 관점에 기반 | 커리어리

퀀트의 의사결정은 철저히 영양학적 관점에 기반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퀀트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떤 자산들로 나의 포트폴리오를 채우는가가 절대 아니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이라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퀀트의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산은 음식이기 때문이다. 퀀트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음식이 아닌 영양소, 즉 팩터이다. 팩터는 사전적으로 자산의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설명변수를 의미한다. 즉, 팩터는 어떤 식품의 영양성분표 속에 들어있는 각각의 영양소들과도 같은 존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팩터배분(Factor Allocation)이야말로 퀀트가 진짜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다. 투자 영역에서의 영양소가 바로 팩터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음식이 아니라 바로 균형 잡힌 영양이다. 따라서 자산배분의 문제가 어떤 자산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팩터배분의 문제는 어떤 팩터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인가에 주목한다. 이른바 퀀트 포트폴리오 혹은 팩터 포트폴리오라고 불리는 녀석이다. 퀀트가 자산배분에서 팩터배분으로 문제의 설정을 바꾼 이유는 이미 전통적 관점의 자산배분의 한계가 역사적으로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로 인해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바로 이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이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산배분은 위험 조정 관점에서 양호한 성과를 보여왔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는 자산배분 관점의 포트폴리오를 철저히 짓밟았다. 2010년 이후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계속해서 팩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동시에 이에 대한 리서치 페이퍼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게 된 계기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결국 포트폴리오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퀀트를 위시한 글로벌 투자 기관들은 겉으로 보이는 자산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팩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식품포장지의 뒷면을 들춰보며 영양성분표를 챙겨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생활 수준이 점차 나아질수록 사람들이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보다는 좀 더 건강에 좋은 걸 먹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투자에도 웰빙의 시대가 펼쳐지게 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퀀트는 투자업계의 영양사이다.

영양학: 퀀트 투자에 대한 메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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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5일 오후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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