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범수 의장을 다룬 ‘어제를 버려라(임원기 저)’를 읽었는데, 이 책에 김범수 의장과 남궁훈 대표가 함께하게 된 스토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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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역시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란 신념을 갖고 있었다. 다만 그도 초기의 김범수처럼 정확히 무엇이 기폭제가 될 방아쇠 역할을 할지 모르고 있을 뿐이었다. 김범수가 게임을 사업으로 생각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일환으로 접근했다면, 남궁훈은 사업자적 관점보다 게임 유저 그 자체에 가까웠다. 그는 게임을 즐기는 게임 마니아였다.
남궁훈은 당시 사무실을 열어놓고 어떻게 하면 국내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외국에서 선보였던 테트리스나 PC통신 하이텔의 고스톱 등을 하면서 '이런 게임들을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면 대박이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김범수가 연락을 했다.
"뭐하냐?"
"그냥 뭐 대치동에 사무실 차려놓고 있어요."
"나랑 같이 일하지 않을래? 일단 내가 하는 PC방으로 한번 와라."
김범수는 단도진입적으로 말했다. 남궁훈은 김범수의 전화를 받은 그 다음 날 한양대학교 앞에 있는 PC방을 찾아왔다. 입구에서부터 남궁훈을 사로잡았던 것은 미션넘버원이라는 PC방의 로고이자 상징물인 마우키였다. 그는 마우스를 형상화한 이 상징물을 보고 들어가기전부터 압도당했다. 남궁훈은 김범수가 'PC방을 해도 제대로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김범수의 사업 능력에 대해 믿음을 갖게 된 것이다. 남궁훈은 즉석에서 합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사무실이 어디 있다고 했지?"
"대치동이요."
김범수는 남궁훈과 함께 대치동 사무실을 방문했다. 대치동 사무실을 본 김범수는 대뜸 한마디를 던졌다.
"우리 사무실도 이리로 옮겨야겠다."
남궁훈은 김범수의 빠른 결정에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