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를 찾아야 하는 이유 ] 01. 저 | 커리어리

[ '이유'를 찾아야 하는 이유 ] 01. 저는 '이유'를 찾는 걸 참 좋아합니다. 좋고 싫은데 이유가 어딨냐고들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이걸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사람들은 왜 여기에 열광하고 저기엔 매몰찬지를 고민하는 게 적어도 기획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02. 요즘 사람들은 (저 포함) 감탄은 잘하는데 그 감정의 모양과 성격을 표현하는 데는 인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좋은 걸 봐도 '오 너무 좋아. 멋지다. 얘네들 진짜 잘한다'라고 반응할 뿐 구체적으로 왜 좋은지 어느 포인트가 내 마음을 움직였는지를 풀어내는 건 머리 아파하는 경향도 보이죠. 03. 하지만 맨땅에서 뭔가를 만들어내야 하는 기획자들에게는 이유를 찾는 과정이 곧 본질에 다가서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는 회의 중 많은 부분 역시도 '이유 찾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기 때문이죠. "왜 떴을까, 왜 시들시들할까, 지난번에는 통했는데 이번에는 왜 반응이 없을까, 왜 이탈했고 왜 유입됐을까" 하물며 데이터나 자료가 뒷받침해 줄 수 없는 영역에선 최대한 정성적으로 접근해서 아주 미묘한 이유들을 발견해 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04. 반면 어떤 의미에선 이유를 만들어내야 하기도 하죠. 우리가 내놓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왜 써야하는지, 우리 브랜드가 존재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 과정을 설계하는 게 기획의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하니까요. 05. 그래서 저는 '이유를 선명하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어슴푸레하게만 알고 있는 것들을 정확히 짚어주고 또 해석해 주기까지 한다면 주변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06. (제멋대로 붙인 이름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영감의 코멘트'라고 부르는 습관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보통 영감을 주는 것들을 그저 기록하고 찍고 담아두는 것만으로는 소화시키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다람쥐들은 한껏 욕심내서 모아둔 도토리의 95%를 그냥 까먹은 채 잃어버린다고 하던데 제가 딱 그 꼴이었죠. 그래서 어떤 좋은 걸 보고 담아둘 때는 늘 이유 두 가지를 함께 코멘트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07. '이건 나에게 어떻게 다가왔나?'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이건 어떻게 다가갈까?'. 이 두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이 좋았던 것이 나에게 왜 좋았는지를 확인하는 여정이 되더라고요. 이유를 찾기 위해 제 감정을 흔든 부분을 거슬러 올라가면 만든 사람의 의도에도 조금은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것 같고요. 08. 흔히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유의 정도가 어떠한지를 따져 말하지 않고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저는 때론 반대의 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정답이든 아니든, 혹은 오피셜이든 뇌피셜이든 '이유 여하를 필(必)문해야' 할 때도 있다고 보거든요. 09. 그러니 가끔은 일상 속에서 나를 흔든 작은 순간들에도 질문을 던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건 왜 좋고 저건 왜 별로일까?'라고 말이죠.

2022년 2월 24일 오후 12:39

댓글 4

  • 도영님이 말씀하시는 이유가 저한테는 당위성인 것 같아요! 무얼 하더라도 'why?'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가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도영님의 8번 코멘트에 격하게 동의합니다! 이유가 없는 것도 이유라고는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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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요 윤하님 :) 간단하게는 ‘이유’일지라도 업무에서는 그게 결국 ‘꼭 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인거 같아요 !

  • 도토리 까먹은 다람쥐가 너무 와닿아서 댓글 남기고 갑니다! 제 기억력을 너무 과대평가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작성

    저 역시도 다람쥐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중입니다 ㅠ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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