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에 대한 고찰 어제는 '사망한 개발팀 | 커리어리

'균형' 에 대한 고찰 어제는 '사망한 개발팀 살리기' 라는 한 CTO 님의 글이 나의 SNS 피드를 가득 채웠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도 아니고, 글에서 접할 수 있는 당시의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필자인 CTO 님은 정말 값진 경험을 멋지게 해내신 분 같았다. 하지만, 읽는 내내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기존 문제를 면밀하게 파악한 후 내린 결정이 PHP 코드로 변경하는 일이었는데 이게 최선이었을까? PHP가 자신있어서가 유일한 선택의 이유였을까? 그럼 남은 3명의 기존 개발자들은 어떻게 설득한걸까? 중간에 기존 팀장들이 퇴사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이 문제점을 개발조직은 어떤 성장의 계기로 삼았는가? 등등. 문단마다 의구심이 드는건 사실이었다. 다만, 필자인 CTO 님이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짧은 글에 6개월 간의 대서사를 담으려니 '결과'에만 집중해서 '과정'을 모두 담을 수 없었다고 보인다. 호기심에 이 회사의 블로그도 찾아들어가 본 결과 꽤 성장하는 개발조직을 일궈내신 것 같았고, 기회가 된다면 각 사건 별 자세한 이야기를 담은 글을 시리즈로 공개해 주셔도 좋겠다 싶다. '사망한 개발팀 살리기'를 언급한 건, 이 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읽으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 나의 6년 전 이야기가 생각나서다. 난 이 때의 경험을 실패라고 생각하는데 짧게 회상해보자. 당시 나는 한 스타트업의 CTO 역할을 했다. 조인했을 당시 기존 개발자 몇 분이 계신 상황이었고, 모두 경험이 많지 않은 주니어 분이셨다. 회사의 프로덕트는 점점 알려지며 구매자가 늘어갔지만, 시스템 성능 문제로 원하는 만큼 신청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당시 대표의 부름을 받고 갔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첨부한 글의 CTO 님이 조인했을 당시와 비슷한 부분들이 있었다. 그 때, 내가 집중했던 건 진짜 문제를 파악하는 일이었다. 회사의 성장을 가로막는 시스템 문제를 파악하고, 의욕이 떨어진 기존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많이 듣는 일, 서로 신뢰를 쌓는 일. 당시 서버 개발을 담당했던 개발자 분과 계속 소통하며 신청자가 몰리는 순간의 성능 이슈를 제거한 후 회사는 원하는 만큼 신청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 개발자 분들의 성장 욕구과 프로덕트에 대한 오너십을 위해 적절히 개발 조직의 업무와 프로세스를 정비했다. 다행히 그 회사를 나오기 전 까지 기존 개발자 분들의 이탈은 없었다. 하지만, 개발 조직의 규모가 커지고 성숙도가 높아지며 자신감에 차있던 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내가 CTO로서 당시의 경험을 실패라고 생각했던 이유인데, '회사의 성장 방향과 개발 조직의 성장 방향의 균형'을 고려하지 않은 점이다. 회사가 현재 어떤 상황인지, 어떤 방향들을 고민하고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기보다 개발 조직이 이렇게 멋져지고 있으니 우리를 믿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걸 지지해줘 라는 태도였다. 당시의 나도 경험이 없고 어리석었지만, 다른 경영진들도 투명하게 회사의 상황과 방향을 공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 균형을 맞추려는 나의 노력은 필요했다고 본다. 지금까지도 개발 조직의 사람은 남아있지만, 아쉽게도 회사는 사라지게 됐다. 그 때를 실패라고 정의했지만, 그 교훈으로 나는 지금까지 성숙한 리더가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책임이 커질수록 고려해야 하는 범위도 넓어지고 그 중심에서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은 중요하다. 마침, 어제 SNS 피드에서 누군가 쓴 글이 머리에 계속 맴돈다. (정확한 워딩이 아닐 수 있으나) '개발자의 가치는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가 잘 쓰일 때 의미있다.' 회사의 성장과 분리된 멋진 개발 조직은 사실 의미가 없다.

사망한 개발팀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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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8일 오후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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