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우테이프의 편지 #1> 사랑하는 절크에게. 코로나 시국에 건강히 잘 지내느냐?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우리를 질투하여 우리의 생존 및 성공 기법을 끈질기게 연구한 그 징글징글한 학자놈의 연구내용 일부가 최근 SNS 상에 배포돼 적잖이 당황했을 걸로 안다. 이미 해외에서는 책도 출간 됐다고 한다. 그러나 당황하지 말고 평정심 유지를 당부하기 위해 급히 팀즈로 메시지를 보낸다. 내가 항시 충고하듯이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아무리 우리의 전략이 노출되었다해도 실력을 키우는 어려운 길 같은 건 절대로 선택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거라. 이것은 천지가 개벽해도 흔들림이 없어야 하는 아주 중요한 기본이 되는 원칙이다. 한편 직장이기에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우리의 전략 노출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술을 크게 3가지로 나누어 하나하나 알려 주도록 하마. * 강약약강을 다양한 관점으로 실행하라. 
양심과 상식에 따라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경멸하는 우리 최강의 무기는 강약약강이다. 우리의 전략이 노출됐으므로 강약약강을 대놓고 하기 보다 은근히 강자에게는 더욱 약하게, 약자에게는 더욱 강하게 할수 있는 교묘한 기술로 한 단계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강약약강은 강자중심주의에 따른다. 그래서 강약약강의 방점은 “강약”에 있다. 기본적으로 언제나 “강약”의 비굴함과 “약강”의 비열함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테지? 그런데 “강약”에는 비굴함만 있는 게 아니란다. 약자에게 취하는 비열함은 비교적 행태가 단순하지만 강자를 대하는 데에는 훨씬 다양하단다. 강자에게 우호적으로 보일 수 있는 모든 수단방법이 다 “강약”의 기술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3자 구도에서 활용되어 “3자 구도술”이라고 불리우는 기술이 있다. -강자는 주로 상사이므로 강자는 상사로, 약자는 특정 다수이므로 약자로 통칭하겠다- 식사를 같이 하거나 가볍게 차를 마시거나 아무튼 너와 상사와 약자가 한 자리에 있어 3자 구도가 형성이 되었다면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일단 상사 곁에 딱 붙어서 최대한 웃으며 대화에 참여하고 내키지는 않겠지만 때때로 약자와 눈을 마주치거나 맞장구를 쳐주며 적극적으로 응대한다. 이로써 네가 약자에게 얼마나 친절한지와 네가 약자와 아무런 문제도 없고 만일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약자의 문제일 것이라는 연막을 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지만 언제나 그와 잘 지낼 수 있다는 안심을 상사에게 주는 것이다. 그리고 상사가 자리를 떴을 때 그 즉시 약자를 완전히 생까면 된다. 더이상 눈을 마주칠 필요도, 말을 들어 줄 가치도 없다. 네가 그런 행동을 한 건 약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한 목적이었으니까. 그러니 시간낭비 할 것 없이 대충 너 할 말만하고 자리를 옮겨라. 결과적으로 상사는 네가 경청하는 사람처럼 보여 더욱 호감을 갖게 되고 약자는 네가 천하의 싸가지로 보여 더욱 경멸하게 될 것이다.

아첨과 아부, 감언이설, 맹신, 맹목적 수용 등 대놓고 상사에게 비굴하게 행동하는 것은 직접 유형에 해당되는 “강약”의 기술로 네가 이 기술에 능통하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이제는 이와 아울러 은근히 강자 앞에서 너의 거짓된 모습을 포장함과 동시에 약자를 타격할 수 있는 3자 구도술과 같은 간접 유형에 해당되는 “강약약강”의 기술 또한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원리를 잘 이해하고 앞으로 다양하게 응용하여 네가 원하는 위치로 한 단계 더 오를 수 있는 발판으로 삼도록 하거라. 집중하여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한 메시지에 하나씩 전한다. 사랑을 담아, 삼촌이. 

 —————— (참조) 직장에 못된 놈 많은데…그들이 잘나간다고요? [뉴욕대 심리학 교수 인터뷰] https://m.mk.co.kr/news/business/view/2022/03/243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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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일 오전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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