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미국에서였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 커리어리

21살, 미국에서였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다 버스가 한 정거장에 섰다. 그리고 기사님이 무언가를 조작하니까 무슨 트랜스포머처럼 버스 높낮이가 바뀌고 뒷문쪽에 휠체어가 올라올 수 있는 경사로가 생겨났다. 그리고 휠체어를 탄 사람이 버스에 탔다. 체감상 한 3-4분 걸렸나. 다들 아무렇지 않은 건지, 그런 척을 하는 건지. 여튼 버스가 한 사람 태우려 그렇게 오래 서 있는 상황 자체가 신기했다. 그걸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낭비했다고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사회가 그런 "불편"을 감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수도 있을 듯. 게다가 뉴욕엔 장애인이 참 많았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지내다 한참 후에 깨달은 건, 뉴욕에 장애인이 많은 게 아니라, 한국에 장애인이 다 집에 갇혀 지내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사회가 몸 건강하고 대학 나오고 일 열심히 충성하고 야근도 견뎌가며 하는 사람들 위주로 돌아가도록 되어 있으니, 당연히 그들은 자리가 없겠지. "나 월급 벌어 먹고 살기도 바쁜데 장애인들 대중 교통 타고 내리느라 낭비되는 시간을 용납할 수 없다"는 시각은,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너무 반복되는 패턴 같다. 힘을 합쳐서 사다리 위쪽으로부터 같이 무언가를 얻어내야 할 사이이지만, 그건 생각 안하고 그 조그마한 파이를 지키겠다고 역정이다.

2022년 4월 6일 오후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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