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ck 방식의 중간보고가 중요한 이유 ]
01. 그런 말이 있죠. '회사 생활은 일보다 공유를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 목표로 세운 과업을 달성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 그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우리는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조직장에게 또 동료에게 공유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02. 그런데 다들 본인의 일을 어떻게 공유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혹시 이전 내용에서 수정사항을 반영한 버전만 새로 공유하거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을 중심으로 발생한 이슈나 의사결정 사항들을 전달하거나, '여기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라는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질문형으로 공유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지 않나요?
03. 물론 저도 비슷합니다. 사실 상황을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이게 업데이트된 내용이니 확인 부탁드립니다'라는 식의 공유가 제일 많죠.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매번 잘 공유했는데도 불구하고 왜 늘 서로의 생각은 다르고 또 나중에 가서 다른 소리가 새어 나오는지 가끔은 이해가 안 되기도 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백번 스스로를 위로하더라도 뭔가 개선점을 찾아야 함은 분명하고요.
04. 그래서 저는 'Stack 방식의 중간보고'를 자주 합니다. 말 그대로 업데이트된 새로운 내용만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 단계의 내용들을 차곡차곡 쌓아(stack)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일련의 과정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죠. 그럼 '원래는 이렇게 가려고 했으나, 이후 이렇게 바뀌었고, 다시 이런 업데이트를 거쳐 지금은 이 상황에 와 있습니다'라는 하나의 동선이 만들어집니다.
05. 제가 이런 방식을 쓰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회의 때마다 듣게 되는 '우리 예전에 그건 어떻게 하기로 했더라?'라는 질문 때문입니다. 사실 이 질문 자체에 짜증이 나서는 전혀 아닙니다. 사람들은 실제로 까먹을 수밖에 없거든요. 이전 내용에 새로운 것이 덧입혀지면 당연히 원래의 기억은 지워지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지금 내 눈앞에 놓인 결과물이 그동안 업데이트되는 과정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잘 모를 수밖에 없죠. 그래서 하나하나 짚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06. 두 번째 이유는 프로젝트가 발전해가는 그 시퀀스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입니다. 수정된 사항만 공유하면 사실 O,X 게임 밖에 안되거든요. 이게 낫다 아니다 이전 것이 더 나은 거 같다식의 도돌이표 싸움이 반복되죠. 하지만 그동안 우리 프로젝트가 발전해 온 과정을 짚어주면 대부분 어느 방향으로 수렴해가야 하는지를 캐치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Stack 방식의 중간보고는 그동안 여러분이 쏟아온 노력들을 더 빛나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더 풍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한 거죠.
07. 사실 저도 이 방법을 매번 쓰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프로젝트 초기의 일들을 많이들 까먹었겠구나 하는 시점이 되면 이 Stack 방식의 중간보고를 활용합니다. 처음엔 다들 '저걸 왜 또 보여주나'라는 표정이지만 간단간단하게 훑으며 기억을 되살려주면 그다음 내용의 시퀀스들을 이해시키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거든요.
08. 그러니 여러분도 무조건 '버전 N'이라는 파일명만 무한 생성할 것이 아니라 한 번쯤은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공유 보고를 진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앞만 보고 나아가자'는 무대뽀(?)식 미션이 딱히 큰 효용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오히려 우린 지금 어디까지 왔나를 체크하면서 가끔씩 뒤를 돌아보며 걷는 게 더 현명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