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4에서 메타버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냈어요. <Inside the Metaverse: Are you Safe?>인데요. 제작진이 2021년의 메타버스를 생생하게 경험하고, 그 현주소를 보여준 내용입니다. 가디언에 제작 후기를 보도했는데, 가히 충격적이에요. 우리의 미래라고 일컬어지는 곳은 디스토피아를 상상하지 않아도 이미 온갖 혐오, 폭력, 음란물, 성폭력이 난무했어요.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잉카 보키니(Yinka Bokinni)는 처음에 가상세계에서 좋아하는 음악 공연을 보고 패션쇼를 보며 실제처럼 즐길 수 있겠다고 기대했지만 실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메타버스 서비스에 입장한 지 10분 만에 인종차별과 성추행, 성폭력을 당했다고 해요. 존재하기만 했는데도요. 게다가 미성년자들도 입장할 수 있는 곳에서요. 정말 끔찍한데요. 그는 “진짜는 아니었지만 헤드셋을 끼고 있는 동안 ‘이것이 가짜’임을 잊었고 그저 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토로했어요. 그게 사실 거대 서비스들이 말하는 메타버스죠... 실제처럼 경험하도록,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요. 그래서 잉카 보키니가 메타버스에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내가 이 곳에서 안전한가’, ‘아이들은 안전한가’, ‘일반인들이 안전할까’였다고 합니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런 메타버스를 미래라고 부르며 그곳으로 나아갈 때 이 모든 폭력과 혐오에 우리가 무뎌진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쓰는 메타버스라는 용어 유래 자체가 사실 어두운 미래를 그리지만요. 어쨌든 인류를 위한 기술과 서비스라는 번지르르한 미래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지금의 인간성부터 해쳐버리는 서비스라면 우리가 만들지 말아야할 유니버스일 것 같아요. 아니라면, 그래도 미래를 낙관적으로 상상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더 나은 세상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Inside the Metaverse: Are you Safe?> 같은 작품이 더 많이 나와서 경각심을 가지게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