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단상 ① : 사이드 프로젝트가 '또 다른 일'이 되지 않게 하려면 ] 01. 사이드 프로젝트의 몸값이 날로 치솟는 요즘입니다. 본업 외에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니까요. 그리고 꼭 대단한 능력을 뽐내지 않아도 그저 일로 지친 마음을 달래고 조금이나마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것도 바람직한 자세죠. 02. 물론 저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 또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일의 힘겨움을 잊고 새로운 자극과 활력을 찾고자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그저 '어나더 일'이 될 때가 그렇죠.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일할 때의 그 관성이 조금씩 사이드 프로젝트를 잠식해 오는 느낌이 들면 마치 또 다른 회사를 하나 더 다니는 것 같을 때도 있고 말이죠. 03. 저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생기있게(?) 잘 진행되려면 온전히 일로만 대해서도, 또 너무 단순한 취미생활에 머물러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이야 쉽지만 이 밸런스를 유지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재미와 의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저만의 작은 기준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04. 우선 저는 '6개월 단위의 목표'를 정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면 지금부터 6개월 뒤에는 어떤 모습과 결과가 만들어지면 좋을지를 상상하고 이를 위한 계획을 짜보는 방식이죠. 너무 거창한 목표를 두면 사이드 프로젝트라 부르는 게 무색해지고 반대로 '일단 시작하면서 하나씩 간을 보자'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쉽게 나태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6개월 안에 뽑을 수 있는 결과치를 설정하고 그게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는 식으로 킥오프를 하고 있습니다. 05. 다음으로는 '들고 갈 것과 버리고 갈 것'을 정해보는 겁니다. 일을 함에 있어 비교적 내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과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하나씩 써보고 그중에서 사이드 프로젝트에 적합한 무기만을 골라서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혹시 단점이나 약점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에서는 이를 보완해 줄 파트너나 동료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서로가 잘할 수 있는 것들로 또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면서 같은 목표에 이를 수 있으면 베스트니까요. 06. 나(혹은 우리)를 평가해 줄 대상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꼭 누군가에게 공개할 목적 없이 시작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왕이면 나에게 정확한 피드백을 주는 대상이 있어야 프로젝트도 방향성을 가지고 흘러갈 수 있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 대상은 너무 가까운 사이의 절친들이기보다는 오픈된 대중으로 두는 편이 더 유리하다는 생각입니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평가받는 삶은 이미 살고들 계실 테니까 나를 대중 속에 던져놓고 어떤 평가들이 달라붙는지를 구경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시도 중 하나가 될 거라 믿습니다. 07. 마지막으로는 '완결'에 대한 압박을 버리시라는 말씀을 드려봅니다. 정확히 말하면 미완에 대한 죄책감을 버리라는 말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네요. 본업에서야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를 짓고 책임과 소명을 다하는 것이 최소한의 직업윤리일 지 몰라도 개인이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는 이 완결에 대한 압박을 가지는 순간 '그저 끝내야 할 일거리'로 취급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가급적 실현 가능한 라이트 한 목표로 출발하고 또 스스로 지치지 않을 정도의 리소스를 투여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08. 저는 사이드 프로젝트야말로 사이드 디쉬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먹을 때처럼 메인 디쉬(메인 잡)와 잘 어울려 시너지가 나도록 할 수도 있고, 아주 밀접한 관련은 없을지언정 메인 요리가 갖지 못한 그 어느 부분을 기가 막히게 보완해 줄 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무엇이 되었든 나의 일에 또 나의 생활에 새로운 활력과 에너지를 불어넣어질 수 있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09. 앞서도 말했듯이 저는 우리 존재들 모두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부업으로 돈을 많이 벌라는 응원보다도, 부캐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라는 뽐뿌보다도 그저 '꼭 하나의 프로젝트에 매달려 나 스스로를 들었다 놨다 하는 힘겨운 삶을 살 필요는 없다'라는 메시지와 '세상에 길은 많다. 형태와 크기가 다를뿐!'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니 오늘 저녁, 이번 주말, 아니면 회사 점심시간에 잠깐 짬을 내서라도 하고 있는 그 프로젝트에 무한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는 잘할 겁니다. 물론 잘 못해도 괜찮고요. 또 그 프로젝트의 사이드를 찾아보면 되죠 뭐. + 사이드 프로젝트와 관련한 생각은 다음 글에도 이어가 볼 예정입니다. 이번 편에서 '사이드 프로젝트가 일이 되지 않도록 하는 법'을 다뤘다면 다음 편에서는 '나에게 맞는 적절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자세'를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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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9일 오전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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