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리원(ILY:1), Love in Bloom 앨범 리뷰]
오랜만의 청순
지금은 걸크러쉬가 우세한 컨셉이지만 한때는 '청순'이라는 컨셉이 인기가 있었을 때가 있었다. 에이핑크가 선두로 나섰던 이 청순돌 컨셉은 여자친구, 에이프릴, 러블리즈, 오마이걸에게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에이핑크도 컨셉을 전환했고 비슷했던 아이돌은 대부분 해체를 선언했다. 그래도 이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꽤 많기에 대표곡들은 현재까지도 생명력을 유지하는 중이다.
모든 대중음악이 그렇지만 힙하다고 생각되는 컨셉이 나오면 이를 따라가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트랜디함을 따라가야 하는 대중음악에서 인기 있는 컨셉의 편향 현상을 어떨 수 없는 선택이다. 최근에도 레트로가 힙하다 하면 신스웨이브나 디스코 사운드를 바로 차용하고, 걸크러쉬가 힙하다 하면 걸스 힙합이나 묵직한 사운드의 일렉트로닉 음악을 많이 사용했다. 그런 상황에서 청순이라는 컨셉은 구시대적 유물과 같은 신세가 되어버렸다.
신인 걸그룹인 아일리원(ILY:1)은 남들처럼 유행을 따라가지 않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지금은 잘 활용하지 않는 '청순'이라는 컨셉을 들고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보는 청순 컨셉이기 때문에 다양성이나 희소성이라는 측면에서 유리한 방향성을 지닌다. 그리고 귀여운 포지션을 잘 소화하는 일본인 멤버가 2명이나 소속되어 있다는 점에서 청순이라는 컨셉은 멤버들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컨셉이라고 보았다.
앨범의 사운드는 바로 과거의 에이프릴이나 러블리즈가 생각나는 음악을 표방한다. 여자친구나 에이핑크와 같은 메인보컬의 흡입력보다는 사운드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산뜻산뜻함에 초점을 맞춘 듯 보인다. 이미 레트로한 사운드가 유행하고 있는 만큼 청순에 대한 레트로를 제안한다는 느낌에서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사운드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코러스나 브릿지 부분에서의 흡입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한 번 생각해 볼 지점이다.
청순 컨셉에서 현재까지 언급되는 곡들은 대부분 코러스 그리고 브릿지의 상승 코드에서의 흡입력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당장 기억에서 꺼낼 수 있는 라붐의 <상상더하기>나 에이프릴의 <봄의 나라 이야기>,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오마이걸의 <비밀정원> 등은 코러스와 브릿지에서의 보컬에서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청순이라는 코드를 영향력 있게 리바이벌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특성도 어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컨셉의 다양성은 지향해야 할 가치이기 때문에 같은 컨셉들을 따라가기보다는 다양하게 시도되어야 한다고 본다. 어차피 K-POP의 시장은 어느 때보다 확장되어 있고, 개성만 있다면 찾아와 봐 줄 사람도 많다. 그래서 특정한 취향을 선호하는 소비자만 공략하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 그런 면에서 아일리원의 도전은 응원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