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일이라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해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책을 쓰고 있어서 그랬는지 자막이 자동으로 넘어가는 책이라고 느껴졌어요. 책처럼 구조와 형식이 있는데, 텍스트가 화면에 출력되는 시간을 설정해서 글이 흘러가도록 하니까요. 게다가 자막은 출력될 수 있는 공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책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전달해야 할 정보만 담고 있어요. 또한, 외국인들은 자막으로 영상 내용을 이해하기 때문에 영상을 가리고 자막만 읽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해요. 장면이 빨리 넘어가기 때문에 가독성이 좋아야 하고요.
어떻게 보면 꽤 까다로운 일이지만 저에게는 가벼운 창작으로 느껴졌어요. 긴 시간 공을 들여 책 한 권이 나올까 말까 하는 일과 대비되어 보였거든요. 제가 만든 자막을 처음 봤을 때 기분이 묘했어요. 노력의 결과물이 눈앞에 바로 보이는 게 신기했습니다. 새롭게 자막이 만들어질 때마다 글 한 편을 낸 것 같은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책과 비교하면서 좋은 자막이 무엇인지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고요. 저는 그렇게 자막을 만드는 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 보이스루 ‘자막 퀄리티 매니저(QM)’가 하는 일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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