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글쓰기]
한 달에 한 편, 글을 씁니다.
기획자로 커리어를 밟아가며 느낀 점들을 가감없이 풀고, 기록합니다.
작성일 : 2020. 10. 5
Title 4. 안주하는 직장인과 꿈
01. 나에게 일이란
나에게 일은 '돈벌이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나와 내 인생을 구성하는 최상위 질문과도 직결될 만큼 그 비중이 무겁고 중대하다.
나를 정의 내리는 최상위 질문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즉, 꿈과 관련되어 있다. 질문에 대한 답은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기업가'가 되는 것이다. 공정함이 무엇인지,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지, 어떤 기업가가 될 것인지는 지금도 구상 중이다.
중요한 것은 기업가가 되기로 결정한 만큼
나에게 일은 '자아실현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최상위 질문에 대해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첫걸음부터 하나씩 필요한 것들을 채워나가기로 했다.
첫걸음으로 내가 내걸었던 점은
● 기획자로 일을 많이 배울 수 있어야 한다
● 공익성을 띠는 사업이어야 한다
● 좋은 동료를 많이 만나야 한다
그래서 에너지 스타트업에 기획자로 입사했다. 2년 동안 내가 기대했던 업무와 전혀 다른 일들을 많이 했다. 지금도 처음과는 완전 생뚱맞은 일을 하고 있다.
그래도 남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직장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크게 없었다. 머릿속에 일만 가득했다. 어떻게 하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야근도 당연했고, 주말 출근도 당연했다. 일이 재밌었기 때문에 강도 높은 업무량을 버틸 수 있었다.
그 기저에는 입사 포부와 자아실현의 수단이 일치한 게 큰 몫을 차지했다.
02. 안주하는 직장인
최근 들어, 꽤 지쳤다. 미친 업무강도로 혀를 내둘렀던 8월이 끝나고 9월 들어 조직개편과 함께 내 대표이자 멘토였던 분과 강제 헤어짐을 당했다. 지금은 내가 PO(Product Owner, 프로덕트 오너)가 되어 직접 서비스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바뀐 상사분은 생각보다 느슨하고, 나도 지친 마음에 덩달아 느슨해져 9월은 거의 대부분 칼퇴 했다. 업무시간도 이전만큼 빡빡하지 않았다. 거기에 대표님이 그동안의 내 노력과 성과를 보상해 주신다고 조직개편 전에 미리 연봉협상하여 회사 입장에서는 전례 없던 인상을 제시했다.
리스크 있는 선택이
나름 잘 풀렸다.
문제는,
이제 안주하고픈 마음이 생긴다는 점이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 에너지 업계에 대한 관심도 하락
● 현재 업무에 대한 관심도 하락
● 칼퇴 라이프로부터 오는 행복도 상승
● 삶의 방향성에 대한 의문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토록 부르짖는 워라밸의 맛을 느끼면서 '이렇게 살아도 생각보다 괜찮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커리어를 안정적으로 쌓아 적당히 높은 보수와 칼퇴, 복지를 누리며 남는 시간을 풍요롭게 보내는 삶도 꽤 만족스러웠다.
대신 삶의 방향성이 흔들려 한동안 미약하게만 느꼈던 '불안'의 감정도 스멀스멀 올라왔다. 20대를 들들 볶은 불안을 겨우 잠식시켰다 싶었는데, 이번 경우를 보고 생각을 달리했다. 불안은 언제든 나를 집어삼킬 수 있다.
그 시작은
안주하는 직장인이 되고싶은 마음이다.
03. 두 번째 걸음
아마 나는 안주하는 직장인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끊임없이 뭔가를 하고 싶어 하는 성격이 어디 가겠나. 결국, 두 번째 걸음을 걷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입사하면서 다짐했던 것들은 대부분 이뤘다.
● 기획자로 기본기를 다짐
● 함께 창업하고 싶은 동료를 사귐
● 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을 만듦
내 일에 대한 성과가 더 돋보이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두 번째 걸음과 지금 업무가 크게 맞닿아 있지는 않다.
두 번째 걸음에서 필요한 내용은
● 개발 지식을 깊게 쌓는 것
● 인공지능을 공부하는 것
● 데이터 분석 혹은 데이터를 다루는 것
● 트렌디한 기업문화와 인사평가 시스템을 체득하는 것
이다.
해야 할 게 산더미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