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글쓰기] 한 달에 한 편, 글을 씁니다. 기획자로 커리어를 밟아가며 느낀 점들을 가감없이 풀고, 기록합니다. 작성일 : 2021. 5. 5 Title 10. 새 직장 1. 적응기 새 직장에 온 지도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지금 내 상황은 예상했던 바와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좀 당황스럽지만, 그간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던 멘탈도 안정되어 가고 있고, 컨디션도 차츰 좋아지고 있다. 기왕 이렇게 된 것 호사를 누리자는 마음으로 이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다. 마음 편하게 먹자. 될 대로 되라지. 2. 나무 말고 숲 일잘러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회사에 오자마자 빠르게 적응하여 기대 이상의 아웃풋을 내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런데 회사를 와보니 그럴 만한 분위기나 상황이 아니었다. 서비스 기획팀이 이제 막 신설되었고, 회사의 IT 역량이 예상보다 더 기반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이제 기반을 갖춰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마 예전 회사처럼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 IT가 아니어서 그간 IT에 신경을 못 쓴 듯했다. 게다가 어버이날은 초대목이라 비상근무체제로 돌아갔다. 사무실을 생산시설로 돌리고, 직원들을 생산 쪽에 투입시켰다. 나도 몇 번 작업장에서 꽃 작업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이 제대로 될 수 있겠나. 어쩌다 실장님과 술을 먹게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했다. '생각보다 속도가 느린 것 같다' '아직 내가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업무 프로세스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 실장님께서는 "승환님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는 지금 느리다고 생각하지 않고 지금 잘 하고 계시다고 생각한다. 승환님이 나무보다 숲을 봤으면 좋겠다. 제가 계속 천천히 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건, 회사 전체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말씀해 주신 것들은 하나씩 해결될 테니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내가 조급해하고 있구나. 지금도 남들은 치고 나가고 있다는 생각에. 안 그래도 뒤처져 있어 더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 3. 5년 뒤 회의하다가 실장님께서 갑자기 물어보셨다. "5년 뒤에 어떤 모습으로 되어있길 바라나요?"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년만 해도 그 생각은 아주 강했다. 35살쯤에 사업해서 돈을 왕창 벌어야지. 근데 지금은 그렇게까지 강하진 않다.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요새 내 관심사는 일이나 자기계발, 돈 이런 것보다 라이프스타일이다. 칼퇴 후 저녁과 황금 같은 주말을 어떻게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전 회사에선 생각도 못 했던 칼퇴가 당연한 것이 된 지금, 일 외의 시간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들로 채워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5년 뒤, 나는 사업을 하고 있을까. 잘나가는 회사에서 똑똑한 사람들과 일하고 싶은 꿈도 있었으나 접어야 할 수도 있겠다. 명패처럼 걸어놓은 사업도 어쩌면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은 속 편히 살고 싶다. 그런 시기도 있어야지. ​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2년 5월 30일 오후 2:06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