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가로서 세종대왕
최근 창업 코칭에 완전히 몰입해서, 필드 플레이어로서나 소비자로서(혹은 프로슈머로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동생과 산책하던 중 훈민정음을 반포한 세종대왕의 마음이 오늘날의 스타트업 창업가와 닮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쎄. 이런 젼차로 어린 백셩이 니르고져 홀 배 이셔도 마참내 제 뜨들 시러펴디 몯 할 노미 하니라. 내 이랄 위하야 어엿비 너겨 새로 스믈 여듧 짜랄 맹가노니 사람마다 해여 수비 니겨 날로 쑤메 뼌한킈 하고져 할따라미니라"
세종대왕께서는 왕으로서 분명 한문 사용에 불편함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생각한 페르소나(국민)가 말이 문자와 달라 불편하다는 것을 깨닫고(페르소나의 문제 인식), 새로 스물 여덟자를 만들었고(페르소나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 솔루션 개발 후 용비어천가 등을 통해 활용성을 검증했으며(MVP테스트), 반포(론칭)한 이 과정이 스타트업의 제품 혹은 서비스 론칭 과정과 참 닮아 있었습니다.
대부분 창업가들은 경험이나 막연한 생각으로, '어? 이 아이템 되겠는데?'하며 불나방처럼 달려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솔루션이 정말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애써 개발한 솔루션이 이른바 '수요없는 공급'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누군가는 사업이 <허생전>의 허생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저는 그것보다 페르소나의 불편함의 본질을 더 공감한다는 점에서 창업가로서 세종대왕을 생각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