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당신은 고소장을 받는다. 발신자는 당신의 손자. 당신은 본인의 유전자적 결함을 알고 있었지만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고, 그 결함을 안고 태어난 손자는 당신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상해죄'를 묻기로 결심한 것이다.
시대에 따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판이하게 달라지게 마련이다. 특히 과학 기술 발전과 함께 윤리적 기준도, 당연하게 여겨졌던 시대적 옳음도 역사 속 '야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최고의 교수로 선정된 바 있으며 ‘TED가 가장 사랑하는 미래학자’로 꼽힌 후안 엔리케스는 이 책의 제목(원제: Right/Wrong)대로 무엇이 옳은지 도발적인 질문을 수없이 던진다.
유전자 편집 기술이 그리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면 ‘노예제도’는 어떤가? 사이코패스적 인격 장애로 받아들여지던 ‘동성애’는 또 어떤가?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받아들여지던 윤리가 시간이 흐르고 기술이 변화함에 따라 극적으로 바뀐 예시들이다. 엔리케스 교수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할 윤리적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해보라고 주문한다.
페미니즘과 성소수자, 임신과 출산, 가난과 계급, 불평등, 기후, 종교, 인종 등 수많은 분야를 넘나드는 질문들을 생각하고 나름대로의 답을 하다 보면 결국 우리 사회에서 모든 문제는 누가 옳고 그른지를 다투는 싸움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인간들은 자신이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고 있다고 믿고 있기 마련이지만, 이분법적 판단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앞으로의 윤리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바 역시 절대적 정답을 찾기보다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열린 가능성을 돌아볼 때 우리가 올바르게 살 수 있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