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가들의 책은 잘 읽지 않는 편이다. 독창성이나 그 깊이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투자관련 책이라면 미국의 구루들 책이 많다. 경영이나 리더십 분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컨텐츠를 다루는 책들이 종종 있다. 한국의 자영업의 문제를 다루는 책이라던가 한국의 돼지 산업에 대해서 정리한 책들이 대표적이다. 최근 택시를 타고가던 중에 유성호 교수님의 인터뷰를 라디오를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수라는 타이틀을 들으니 당연히 흥미가 생길 수 밖에 없었고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몇 가지 생각을 하게되었다. 꼭 책과 관계가 있지는 않다. 1. 한국에서 1년에 타인에 의해서 죽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10만명 당 1명정도로 꽤 안전한나라에 속한다. 언론에서 나오는 사건만 보고있으면 마치 한국이 더 흉악한 사회가 되가는 착각을 하게 된다. 2. 지금도 앞으로도 가장 그럴싸한 구독 모델을 가진 사업은 납골당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내가 죽으면 누군가는 계속 돈을 낼 수 밖에 없고 그 기간은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을 가장 잘하는 곳들은 보통 종교단체들이다. 어쩌면 종교단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실질적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아닐까 생각이든다. 3. 내가 죽어서 시체가 되었을 때는 삼배옷속에서 장례식을 치루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티셔츠에 청바지가 좋다. 그리고 국화꽃이 싫기 때문에 다른 꽃을 선택하고 싶다. 오는 사람들도 이왕이면 더 편한 마음으로 오면 좋을 것 같다. 보통 이러한 준비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생각보다 죽음에 대해서 미리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며 생각보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사회정 통념상 다른 사람이 하는 절차를 따라야한다고? 죽어서까지 그런 통념을 따르고 싶지 않다. 4. 의사라는 직업은 만족도가 높은 직업일 것 같다. 내 생각에는 개인의 성과와 성취가 자신의 의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몇 안되는 직업이다. 그럼에도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의사가 내린 의사결정은 여전히 개개인 삶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클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는 꽤나 오랜기간동안 수련을 하는 이유도 납득이가고 견뎌야하는 스트레스도 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명의 의사를 만들기란 생각보다 힘들다. 단순히 의대생을 많이 늘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오랜 수련하는 기간도 필요하지만 오랜 수련을 견디고 업무를 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수련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의사의 숫자도 중요하다. 이건 단순 돈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다.

‘죽음’ 강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펴낸 유성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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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강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펴낸 유성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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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9일 오후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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