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ous Eats의 4년전 컨텐츠를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되었다. 신선한 토마토를 가지고 토마토 소스를 만드는 법에 대한 내용이다. 생각보다 프로덕트나 경영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는 내용이라 심심하면 꽤 읽어 볼법하다.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무조건 읽어봐야 한다. 생토마토 소스를 얘기하면 보통 “신선한 토마토로 토마토 소스를 만드는 게 뭐가 유별나길래 이게 대단하다는 거지?”라는 말들을 한다. 우리가 가장 영혼없이 먹는 파스타가 토마토 베이스 파스타라서 느끼지 못하지만 맛있는 토마토 소스 파스타를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여담이지만 애인이 집에서 신선한 토마토 소스로 만든 파스타를 해준다고 하면 무조건 거절하는 편이 좋다. 한국 토마토로는 만들 수가 없다. 비싸고, 맛없고, 노력이 많이 들어간 쓰레기를 먹어야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에 웃으며 먹어야 하는 슬픈 상황이 발생한다. 이 컨텐츠를 만든 Daniel Gritzer는 신선한 토마토로 소스를 만들 때 기대하는 아웃풋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을 한다. Daniel은 신선한 토마토로 만든 소스는 두 가지 요소를 충족해야 한다고 말한다. 1. ‘신선한’ 토마토로 만든 맛이 나야 한다. 생기 있고, 과일 맛이 나고, ‘요리하지 않은’ 맛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약 이것을 지킬 자신이 없다면 통조림 토마토를 사용하는 편이 더 낫다. 2. 만들어진 소스는 균일하고 깊은 달콤한 풍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토마토가 지닌 수분을 이용하고 토마토가 지닌 설탕이 카라멜라이즈 되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을 지킬 수 없다면 맛은 얕아지고 너무 신 소스가 되어버린다. 근데 1번과 2번은 모순된다. 1번의 신선함을 지킨다는 것은 조리를 많이 안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2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카라멜라이즈, 즉 오래 조리를 해야만 한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Daniel은 분할 정복(divide and conquer) 관점에서 하나하나 토마토 소스를 격파해나간다. <어떤 토마토를 사용해야할까?> Daniel은 여름이 한창일 때 신선한 토마토로 만든 소스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1. 맛이 좋다. 2. 값이 저렴하다. 겨울에 비싼 값을 주고 그냥 그런 토마토로 소스를 만들어야 한다면 캔을 사용하는 게 더 낫다는 의견이다. 직접 소스를 만들 경우 손이 많이 가는데, 굳이 통조림 보다 맛을 낼 수 없다면 과감하게 효율적인 방법을 택하는 게 낫다는 말로 판단된다. Daniel은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산마르자노 부터 아미쉬, 로마, 비프스테이크를 후보군으로 뽑았다. 다른 종류의 토마토도 많지만 소스를 만들기 위해서 굳이 비싼 토마토를 사용할 필요가 없단 뜻이다. 각 토마토마다 특징이 있는데, 어떤 토마토는 씨가 적고, 어떤 토마토는 물이 많다. 어떤 토마토는 신맛이 강하고, 어떤 토마토는 단맛이 강하고 어떤 토마토는 그 둘의 밸런스가 잘 맞는다. 다만 소스에 적합한 토마토는 수분이 적은 토마토지만 Daniel이 먹어본 결과 물이 가장 많은 비프스테이크 토마토의 맛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한가지 토마토를 사용해서 소스를 만들지 않고 4가지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도록 블랜딩을 하기로 한다. 수분이 적은 토마토를 주로 사용하되 물이 많지만 풍미가 좋은 비프스테이크를 사용해서 밸런스를 잡아주는 방식이다. <신선한 토마토 소스를 만들기 위한 준비> 토마토를 끓이는 법에 대해서 소개가 된다. 중요한 것만 간추리면 자신은 씨앗 역시 많은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제거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작은 배치로 만들 때는 껍질을 벗기는 게 무리가 없지만 큰 배치로 만들 때는 하나하나 껍질을 벗길 수가 없기 때문에 그냥 끊이고 후에 씨앗과 껍질을 제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한다. 수분을 없애기 위해서 베이킹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큰 배치에서는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헤럴드 맥기가 <음식과 요리>에서 설명한대로 약 10분간 빠르게 끓이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을 하며 이 경우 펙틴이 소스를 더 효과적으로 두터워질 수 있게 도움을 준다 말한다. <소스 조리하기> Daniel은 다양한 책을 읽어보고 가장 적합한 방식의 소스 조리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 중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 방식은 쿠킹 시트 위에 한번 끓이고 씨와 껍질을 걸러낸 토마토를 올리고 오븐에서 조리하고 수분을 증발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사항으로 풍미를 더하기 위해 토마토 페이스트를 사용하지 말라고 한다. 지금 만드는 방식의 소스가 훨씬 시중에서 파는 페이스트 보다 더 풍미가 강하기 때문에 넣을 필요가 없단 뜻이다. 소스의 조리는 수분을 날리는 효과도 있지만 토마토에 있는 설탕이 카라멜라이즈 되는 역할을 한다. 쿠킹 시트를 오븐에서 조리하는 시간에 따라서 페이스트, 소스, 퓨레를 만들 수 있다. <소스맛 조정하기> 이제 소스의 조리는 끝났으니, ‘조리되지 않은 맛’을 첨가할 차례다. 이를 위해서 바질을 넣고 블렌더에서 갈아 넣으면 된다. 바질이 소스 조리 중에 없어진 풀향과 신선한 느낌을 넣어줄 수 있다. 위에서 언급된 헤럴드 맥기의 경우 토마토 잎을 사용해도 된다고 말한다. Daniel은 둘 다 테스트르 해보고 노력대비 바질이 더 낫다는 조언을 한다. <향 불어 넣기> 소스에 향을 넣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마늘이나 양파를 넣을 수 있고 양파도 소테를 해서 넣을 수도 있지만 Marcella Hazan의 방식대로 생양파를 반으로 썰어서 잠시 소스에 넣었다 빼도 된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소테한 양파를 넣는 쪽이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취향에 따라서 셀러리나 당근을 넣어도 된다. 놀랍게도 소스가 너무 맛있어서 치즈를 넣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자신이 만든 파스타 소스 중 유일하게 치즈 없이 더 맛있는 소스였다고 말한다. 결국 Daniel이 하고자 한 건 가격효율이 좋으면서 확장성있게 만들 수 있는 토마토 소스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토마토 소스가 가지고 있어야할 여러가지 요소를 하나하나 나열하고 그 하나하나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한다. 그러니까 일단 적절한 토마토를 고르고, 그것을 끓여내고, 응축하고, 응축하면서 사라진 맛을 첨가하고, 마지막에 소스에 어울리는 풍미를 넣는 방식이다. 근데 토마토 소스 하나 만드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토마토 소스 하나라도 이 정도로 매달려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한다. 우리는 제품을 만들 때 이 정도로 하나하나 요소를 고민하고 신경을 쓰며 고민을 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를 찾아보고 맛보고 테스트해보고 연구하고 고민을 한다. 이런걸 보면 머리가 얼마나 좋은지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고 성실하고 집요한 사람이 더 나은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How to Make Tomato Sauce From Fresh Tomat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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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2일 오후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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