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스폴터

이언 스폴터는 상단에 보기 좋게 노출된 팔로잉, 팔로워 숫자가 사용자의 자존감에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도구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지만 그것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 지 모른다고 말했다. 내가 세상에 내 놓은 디자인이 저 먼 땅에 있는 소녀의 정체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에, 일상에서도 (하루를 시작하는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샤워를 하면서도) '파-'하고 숨 쉬면 무거움을 느끼는 디자이너들이 참 많을 거다. 그 무게를 짊어지고, 또 하나의 시안을 만드는 디자이너들께 감사함을 느낀다. 어느 날 나의 동료 디자이너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보다 팔로잉이 많은 사람들이 그 만큼 다른 사람들의 작업물을 주의 깊게 보고 배우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고 했다. 이 말 조차 이안 스폴터가 말했던 아무도 알지 못했던 관점일 것이다. 사람 사는 삶과 디자인은 뗄레야 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 하는 일은 더 복잡한 것 같다. 어느 날 문득 불어오는 "내가 디자인 잘 하고 있나?", "내가 디자인하고 싶은 디자인인가?"라는 물음에 휘휘 빗겨 가지 말고,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