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트레이딩은 단순히 리서치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돈을 가지고 금융시장이라는 콜로세움에 뛰어드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뛰어난 프로그래밍 실력과 수학, 통계 지식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강건한 마인드셋이 확립되어 있지 못하다면 승산 있는 게임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따라서 좋은 마인드셋은 좋은 퀀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토대이자 기반이다. 그런데 사실 이 마인드셋이라고 하는 것은 지식이라기보다는 지혜의 영역에 가깝다. 즉, 이는 단순히 한두 번 배운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여기에 내 의식의 초점을 집중해야만 하는 종류의 것이다. 나 또한 트레이딩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포지션이 며칠 내내 계속해서 손실을 보는 경우, 이성적으로는 이것이 확률분포 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심적으로는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에게는 이럴 때마다 내 책장에서 항상 꺼내 드는 책들이 있다. 나는 이를 '퀀트의 마인드셋을 길러주는 필독서 30선'이라 이름 붙였다. 이 리스트는 나만의 경전이자 본능에 의해 잠시 구축된 이성성을 다시금 회복하기 위한 치료제이다. 이 필독서 30선은 인간과 금융시장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지혜의 보고다. 여기 있는 책들은 내 서가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위치에 항상 비치되어 있는데, 이렇게 한 이유는 시간이 날 때마다 수시로 꺼내어 보면서 여기 나와있는 가르침들을 가슴에 새기기 위함이다. 결국 이 책들은 한 번 읽고 끝낼 그런 가벼운 책들이 아니라 보다 느린 호흡으로 천천히 문장들을 음미하면서 행간 속에 숨겨져 있는 지혜를 추출해내려 노력해야 하는 책들이다. 물론 이러한 지혜를 실제로 체화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들을 꾸준히 읽어야 하는 이유는 금융시장에서 매일 느끼는 나의 감정과 생각들이 좋은 퀀트 시스템을 만들어가는데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며, 그저 본능대로 행동한다면 이 장애물은 절대로 쉽사리 치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손익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우리 인간은 항상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손익이 좋을 때면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기분이다가도 손익이 나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지옥불에 떨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 사실 이러한 감정적 반응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왜냐하면 본디 우리 인간은 이렇게 반응하도록 뇌 구조가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식보다 지혜를 구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이유는 바로 지혜를 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우리의 본능을 거슬러야만 하기 때문이다. 투자와 트레이딩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유생들이 항상 사서삼경을 끼고 살며 그 속에서 참된 인(仁)을 찾고자 하듯이, 퀀트라면 항상 이 책들을 끼고 살며 인간 본성을 극복하는 극기의 수준에 도달하고자 정진해야만 한다. 결국 이 책들은 무릇 퀀트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경전과도 같은 책들이다.

퀀트의 마인드셋을 길러주는 필독서 3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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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의 마인드셋을 길러주는 필독서 3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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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14일 오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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