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같은 마누라와는 살아도 곰같은 마누라와는 살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다. 여기에서 ‘여우같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살살거리며 아양 떠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한다는 것으로 풀이하고 싶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열심히 하면 다 알아서 챙겨주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절반의 진실이다. 일을 못하면 표가 크게 나지만, 일을 잘할 때는 문제없이 부드럽게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리더는 팔로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바쁘다. 그러니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간중간 리더와 소통을 통해 조율해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을 모른채 열심히 일만 해봤자, 본인은 죽어라 일했지만 리더에게는 “너는 왜 엉뚱한 데 힘빼냐”라는 말을 듣는 허망한 경우가 생긴다. 줄탁동기(啐啄同機)란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병아리는 안에서 껍질을 쪼고, 밖에선 어미가 쪼아주어야 한다는 안팎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리더는 팔로워에겐 전략적 지원자이다. 여우같은 팔로워는 상사를 활용할 줄 안다. 곰같은 당신, 언제까지 리더 탓만 할 것인가? 뭐, 그렇게까지 애쓸 필요가 있냐고? 그렇게까지 하면서 조직생활 해야 하냐고? 비루하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소통 역량은 리더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모두 필요한 것이다. 흔히들 여우처럼 일하라고 하면, 손바닥 지문이 닳도록 아부하는 것을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사실 조직에서 가장 큰 아부는 리더의 성과를 올려주는 것이다. 리더의 성과향상에 기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여우같이 일하는 직원의 눈치코치다. 묵묵히 곰처럼 일하면서 ‘언젠가는 알아주겠지’하며 혼자서 모든 것을 처리하지 말라. 리더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라. 상사에게 지시만 받지 말고 질문을 하라. 공을 받기만 하지 말고 던져라. 따르지만 하지 말고 이끌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는, 단지 성실하기만 한 직원은 리더에게 ‘오른팔’로 인정받기 어렵다. 당연한 이치다. 당장 줄탁동기, 상사와의 소통부터 실천해보자. 상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의 일이, 당신의 꿈이 더 빨리 이루어질 것이다. 연보상! ‘연락, 보고, 상의’의 줄임말이다. 여론조사를 하면 같이 일하고 싶은 베스트 직원 TOP10에 늘 오르는 것이 ‘보고를 잘하는 직원’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대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한다. 상사가 직원에겐 더 말할 것도 없다. 기본적인 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물어본다면 태도불량이지만, 방향성에 대해서 상사의 의향을 조근조근 물어보는 직원은 사랑스럽다. 자신이 알아서 다 벌여놓고는 뒷감당하라고 하는 직원을 이쁘다고 할 마음 넓은 상사는 세상에 없다. 오죽하면 피터 드러커는 “모든 부하들은 좋은 소식으로든, 나쁜 소식으로든 상사를 놀라게 해선 안된다”고 말했겠는가. 늘 연락하고 보고하고 상의하라. 연보상은 리더에게 하는 최고의 아부이자 의무이다. 남보다 빨리 승진한 사람들의 공통비결은 ‘연보상의 힘의 활용할 줄 안다‘는 점이다. “제때 빨리 보고했으면 대처 가능한 일을 밑에서 어물쩍 미루거나, 우왕좌왕 자신들 선에서 해결하려다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사태가 되면 정말 복장이 터지죠. 늘 제때 정확하게 상사에게 보고하십시오.“ ”나쁜 소식이라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면 달아야지요. 다 벌어지고나서 수습을 해달라고 나중에 찾아오면, 리더 입장에서는 화가 나요. 제때 정직하고 솔직하게 보고했으면 얼마든지 제대로 대처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사실 상사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나쁜 소식 그 자체보다는 속도 때문이다. 나쁜 소식일지라도 숨기려 하지 말라. 세상에 비밀은 없다. 또 대부분의 나쁜 소식은 대부분 긴박한 결단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해답과 대책을 마련하느라 혼자서 끙끙대며 십자가를 지려 하기보다 상사에게 지원과 지혜를 요청하라. 질문하면 당신이 무능해 보이거나, 성의가 없어 보일지 모른다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하다. 그리고 상사와 문제를 함께 풀어라. 당장 나쁜 소식에 대한 ‘화’를 뒤집어쓸 수는 있겠지만, 결과에 대한 처벌은 받지 않을 것이다. 질문이야말로 상대방을 가장 존중한다는 뜻의 적극적인 표현이다. 요즘 상사들은 이래저래 외롭다.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 회의가 들 때 아랫사람이 서류를 들고 와서 상의를 하면, 모르면 모르는 대로 자부심을 갖고 같이 고민해 준다. 또 알면 아는 대로 자신이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에 더 가르쳐주기 마련이다. 그러면 공동 책임의식이 생겨서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소매를 걷어붙이고 사태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의 사전조율 과정을 거쳤다면, 만에 하나 잘못되더라도 상사와 책임을 ‘공유’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1석3조 아닌가. 명심하라. 혼자 척척 알아서 하지 말라. 상사 관리 9단은 매사 귀찮을 만큼 리더와 의논한다. 당신에게 던져진 공의 개수를 줄여야겠다면 미리 양해를 구하라. 상사는 아무리 많은 지시사항을 내렸다 해도, 결코 자기가 던진 공의 개수를 잊어버리는 법이 없다. 재촉하지 않고 기다릴 뿐이다. 상사가 던진 공을 중도에 잊어버리거나 내동댕이치지 말라. 그보다는 사전 공격이 더 효과적이다. “생각해 보고 의논도 해보았는데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하는 식으로. 능동적 보고는 신뢰를 심어준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듯이, 중간보고는 상사의 불안을 가라앉히고 당신에 대한 평가를 높여준다. 한 다국적회사의 임원은 “단기적 대응 질문 뿐만 아니라 장기적 비전, 목표 설정을 위한 근본적 질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사의 성과를 높이는 것이 결국 본인의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상사에게 가서 “당신의 직무 수행을 돕기 위해 저나 제 팀원들이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우리 팀이 하는 일 중에 당신의 성과 창출에 오히려 방해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게 필요하다. 당신은 하루에 리더와 몇 번이나 연락하고 보고하고 상의하는가.

[김성회의 온고지신 리더십]곰처럼 일하지 말고 여우처럼 일하라 - 뉴스웨이

뉴스웨이

[김성회의 온고지신 리더십]곰처럼 일하지 말고 여우처럼 일하라 - 뉴스웨이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2년 11월 15일 오후 12:34

 • 

저장 26조회 2,926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