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는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다. 조직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는 리더이다. 조직문화 연구의 선구자인 에드거 샤인(Edgar Schein)은 “리더의 정말 중요하고 유일한 업무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라며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만약 리더가 ‘자기애’가 넘치는 편이라면 조직 문화와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CEO의 나쁜 성격이 기업 성과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대표적인 것이 나르시시즘(Narcissism), 즉 지나친 자기애를 가진 CEO들은 분식회계 등 부정에 연루되거나 불법 행위를 묵인하기 쉽다는 것이다.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들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고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한다. 나르시시스 CEO는 기업 성과는 물론이고 조직문화와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기업 혁신과 조직 행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찰스 오라일리(Charles A. OReilly III)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나르시시스트 CEO와 리더들이 어떻게 조직문화에 악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했다. 특히 바람직한 조직문화의 대표적인 특징인 ‘협력적인 문화’와 ‘윤리적인 문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혀냈다. 또한 리더의 나르시시즘이 직원 개개인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살펴봤다. 연구팀은 나르시시스트 리더들은 어떤 행동을 하거나 의사결정을 내릴 때 협력과 윤리성을 중요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들은 덜 협력적이고 덜 윤리적인 조직문화를 선호하고, 또한 그런 조직을 이끌고 있었다. 나르시시스트 리더들은 그런 부정적인 조직 문화와 연관된 회사 정책과 절차를 만들기 때문에, 직원들은 그런 정책과 절차들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 즉, 나르시시스트 리더 자신의 비협력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과 의사결정이 마치 바이러스처럼 조직 전체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나르시시스트 리더들은 팀워크보다는 개인의 성과를 더 강조하고, 윤리 규정 준수를 보장하는 조직 내 안전장치를 간과하거나 무시한다. 전문성보다는 자신에 대한 충성도를 바탕으로 직원들을 승진시키는 등 회사 정책을 덜 협력적이고 덜 윤리적이게 유도한다. 결국 자신뿐만 아니라 직원들까지도 부정적인 조직문화에 동참시키고 또 그 일부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조직은 개인이 혼자서는 모든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존재한다. 즉, 협력은 기업이 존재하는 기본 가정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의 윤리성은 조직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사회가 기업에 요구하는 정직성과 진정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따라서 협력적이고 윤리적인 조직문화는 기업의 성과와 영속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CEO의 나르시시즘이 조직 전체, 즉 조직문화와 직원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절대 간과되어선 안 된다. 무엇보다도 이 연구 결과는 리더의 성격이 조직문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리더의 나쁜 성격은 조직문화를 파괴할 수 있지만, 바꿔 말하면 리더의 좋은 성격은 바람직한 조직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리더의 나르시시즘에 대한 초기 연구들은 긍정적인 면에 대해 주목했다. 예를 들어 기업이 큰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나르시시스트 CEO의 결단력과 대담함이 빛을 발할 수도 있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타 기업을 인수할 때 더 공격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후속 연구들에 따르면 해당 기업들은 많은 문제점에 노출됐으며 결과적으로 성과가 낮아졌다. 예를 들어 나르시시스트 리더는 자신의 대담한 성격 때문에 리스크에 덜 민감하지만, 직원들은 실패에 대해 그 리더가 자신을 비난할 것이 무서워서 리스크를 감수하려고 하지 않게 된다. 게다가 그런 직원들은 높은 스트레스와 낮은 직무 만족도 등으로 인해 근무 태만, 결근, 심지어 다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등의 부정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사실 역시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안타깝게도 나르시시즘은 개인의 성격이기 때문에 바꾸기 어렵다. 이미 나르시시스트 리더가 장악하고 있는 조직의 문화는 바꾸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 리더가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임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을 애초에 고용하지 않거나 적어도 리더로 선발하지 않는 것이다. 보다 협력적이고 윤리적인 사람을 뽑아서 리더 자리에 앉히는 것이 중요하다. 나르시시스트 리더가 남긴 유산, 즉 나쁜 조직문화는 리더의 임기보다도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그 고통은 온전히 조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 될 것이다.

CEO의 '자뻑'이 심하면 조직문화가 망가진다ㅣ인터비즈

네이버 블로그 | 살아가는 힘이 되는 책

CEO의 '자뻑'이 심하면 조직문화가 망가진다ㅣ인터비즈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지금 간편 가입하고 다음 내용을 확인해 보세요!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2년 11월 29일 오후 1:0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