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

손흥민이 16강 진출에 기뻐 눈물흘리는 모습에 같이 울컥하다가 문득 어떤 장면이 떠올랐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은 내 생애 가장 아쉬운 월드컵이었다. 축구협회도 문제였지만 몇몇 선수들에게서 이전같은 투혼과 의지가 잘 보이지 않았다. 머리에 피를 흘리며 붕대를 메고 뛰던, 죽을것 같아도 한 걸음씩 더 뛰어 동료를 커버하던, 끝나고 나면 탈진해서 쓰러져버리던 그런 투혼. 그런데 유독 그 대회 중 참패후, 그라운드에 쓰러져 땅을 치며 슬퍼하고 분노하던 선수가 있었으는데 그가 바로 그 당시 막내였던 손흥민이었다. 그날 한국축구에 대한 아쉬움 끝에 유일하게 내 마음속의 까방권이자 희망으로 남았던게 손흥민이 보여준 눈물이었다. 손흥민이 울보여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주어진 결과에 분해 운다는 것이 얼마나 이 경기에 진심이었고 최선이었고 모든것을 불살랐는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낭만파라서 이런 사람을 좋아할수 밖에 없었다. 얼굴뼈가 부셔져도 마스크를 끼고 달리고, 본인 평소 실력이 나오지 않아 스스로에게 분노하고, 그럼에도 팀 전체 사기를 계속해서 북돋는… 2022년 주장이 되어 돌아온 손흥민은 여전히 8년전의 투혼을 가진 사람이었다. 아쉬운 경기력속에서도 무너지지않고 결국 마지막 순간 그림같은 어시스트로 한국을 16강에 올린 손흥민이 또 다시 엉엉 울며 동료들과 얼싸앉고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의지, 열정, 투혼, 노오오력 같은 단어를 현실감 없는 올드한 낭만에 취한 단어라고 여길때 우리 선수들의 모습이 왜 우리가 저런 것들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고. 다른 것들이 안 중요한건 아니지만 살면서 힘들고 괴로웠던 절체절명의 순간, 버티고 이겨낼 수 있게 만들어 준건 정말로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다. 나는 그것이 나를 지금까지 오게해줬고, 선수들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승리를 향해 달리게 만들었을꺼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에게 있어 소중한 가치들이 다시금 더 소중하게 느껴지게 만들어준, 이런 기적같은 선물을 우리에게 안겨준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16강이후 경기 결과가 어찌되든 (그래도 이겼으면!!!) 오래도록 이 날을 잊지못하게 될것 같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지금 간편 가입하고 다음 내용을 확인해 보세요!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2년 12월 3일 오후 6:4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