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전통에 녹아드는 블루보틀> 교토의 유명한 관광지의 하나인 난젠지 근처를 걸어가다 보면 파란병이 그려진 나무 간판이 보입니다. 교토의 고민가(古民家)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며 주변과 어우러져 있기에 자칫하면 블루보틀 카페인지 모르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2층 창문에 그려진 파란 병이 이곳이 블루보틀 카페임을 알게 해줄 뿐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고민가 모습 그대로입니다. 스타벅스 또한 교토에 고민가를 이용한 매장을 만들었죠. 굳이 두 브랜드를 비교해 보자면 스타벅스는 고민가의 구조만 살리고 내부는 스타벅스다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곳의 스타벅스를 방문하면 제가 거의 매일 방문하는 집 앞의 스타벅스와 같은 테이블과 의자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앉는 순간 바로 ‘스타벅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반면 블루보틀은 블루보틀 카페라기보다 마치 오래된 집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느낌입니다. 블루보틀의 미니멀하고 정제된 내부디자인이 고민가 자체의 분위기를 방해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1950년 이전에 지어진 목조 주택 마치야( 町屋)는 상가와 주거를 결합한 일종의 주상복합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과거 1,200년간 수도였던 교토에서 만들어진 마치야는 특별히 교마치야 (京町家)라고 부릅니다. 교토점은 지은지 100년이 넘는 2층 구조의 전통적인 건물인 교마치야의 골조를 살려 만들었습니다. 교마치야는 1980년대까지는 공실률이 높아서 빈집 문제를 일으켰지만, 1990년 대 이후부터 리노베이션을 통해 교마치야를 카페나 오피스로 바꾸어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블루보틀은 이러한 상가와 주거 공간이 분리된 마치야의 구조를 십분 활용해 주거 공간이었던 곳은 카페로, 상가 공간이었던 곳은 굿즈를 판매하는 장소로 분리했습니다. 마치야의 구조뿐만 아니라 나무 기둥과 벽면의 점토도 그대로 남겨 두었습니다. 중후한 기둥과 대들보를 그대로 유지했고 거칠지만 멋있게 드 러난 토벽 등 기존의 건물을 그대로 살려 연출했습니다. ​--------------------- 지난 달 출간된 책 <도쿄 리테일 트렌드>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교토의 전통에 녹아들다, 블루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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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8일 오전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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