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한마디가 얼마나 하기 힘든지, 팀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마케팅은 무엇인가, 장담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도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제게 맡겨주시죠!”하고 말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모른다’는 사실은 우리를 힘들게 한다. 모호하고 불확실한 상황은 우리를 무능하고, 당황스럽고, 창피하다고 느끼게 한다. 하지만 10년이면 강산이 12번은 바뀌는 지금 세상에선, 필요한 지식은 계속 변화하고, 점점 늘어나며, 금세 쓸모없어진다. 이 변덕스런 세상에서 ‘모른다’는 게 부끄러워 아는 척 하거나, 반대로 ‘내가 모든 걸 다 안다’고 확신하고 행동하는 게 과연 현명한 리더십일까? 모든 걸 알아야 한다는 압박감은 우리를 지치게 하고, 솔직하지 못하게 하고, 그로 인해 때로는 더 큰 위험을 불러온다. 복잡하고 모호한 현대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제는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오히려 ‘모르는 것이 힘’이라고 말하는 이 책을 주목해보자. 모든 걸 다 아는 전문가들이 빠지는 함정, 의견이 지나치게 확고해 팀원들을 무기력하게 하는 팀장, ‘똑똑한’ 리더가 아닌 ‘모르는’ 리더이기에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들에 대해 읽어나가다 보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해방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걸 알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열린 마음과 호기심으로 질문을 던지자. 미래는 아는 게 많은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의 것이다. 한때는 아는 것이 힘이었지만, 이제는 호기심이 힘이다! 20세기 초, 과학적 경영관리법을 창시한 F. W. 테일러는 이렇게 말했다. “관리자는 문제를 분석하고, 몇 부분으로 나눈 다음, 점진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테일러리즘은 100년도 더 전에 도입되었고, 그로 인한 폐해도 오랫동안 지적됐지만, 테일러리즘의 영향은 여전히 우리 기업 문화 속에 남아 있다.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고, 관리자라면 마땅히 그러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사고방식 역시 그 잔재다. 그러나 테일러리즘에서 비롯된 ‘리더의 능력에만 의존하는 업무 처리 방식’, ‘효율성을 중시하는 명령-통제의 리더십’은 현대의 비즈니스 세계에는 통하지 않는다. 해결하기는커녕 설명조차 할 수 없는 모호한 문제들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뷰카(VUCA)의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변덕스럽고(volatility) 불확실하며(uncertainty) 복잡하고(complexcity) 모호하다(ambiguity)는 뜻이다. 뷰카의 시대에는 아주 특별한 유형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경영학 교수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스티븐 더수자와 다이애나 레너는 이제는 ‘모른다는 걸 인정하고 즐기는 리더가 성공한다’고 말하며, 리더들에게 용기를 갖고 자신의 무지를 받아들이라고 권한다. 그때 비로소 지식 너머에 있는 새로운 기회가 눈에 보이고, 혁신적인 발상을 행동으로 옮길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뷰카의 시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너무나 빨리 달라지는 트렌드, 애써 익혔지만 금세 쓸모없어지는 지식, 장담할 수 없는 성공 여부…그러나 많은 리더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꼽만큼도 모르고 있을 때조차 자신을 속이며 말한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 일은 이렇게 처리해야 해.” 시대가 달라졌는데도 여전히 모든 걸 알고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지시하고 명령하며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기존 지식에 기대어 처리한 일에 트러블이 생기거나 짐작할 수 없던 문제로 프로젝트가 엉망이 되면 자신이 틀린 걸 인정하기보다는 변화하는 환경을 탓한다. 베스트셀러 《트리거》의 저자 마셜 골드스미스는 ‘해왔던 대로만 하면 성공할 거라는 환상’ 때문에 많은 리더가 모험에 뛰어들기를 꺼린다며 따끔하게 지적한다. “크게 성공한 리더들은 불확실성을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길을 찾는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리더들이 변화를 주도하는 데 있어 이런 재주가 없다.” 그럼 과거의 성공 전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모험에 나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티븐과 다이애나는 실제 컨설팅을 담당했던 기업과 최고경영자, 1인 기업가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 예술가, 탐험가, 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의 생생한 예시를 통해 리더가 취해야 할 태도를 상세히 가르쳐준다. 그럼에도 혹시나 신뢰나 존경을 잃을까 두려워 ‘모르겠다’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거나, 또는 도무지 미덥지가 않아 자신이 모든 걸 이끌어야 속이 시원한 리더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모든 걸 안다는 듯 호언장담하는 리더가 팀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지나치게 ‘똑똑한’ 리더가 되어 모든 문제에 해답을 가지고 있는 척 굴면 어떻게 될까? 당장은 유능한 팀장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을지 모른다. 팀장은 나아갈 방향을 꿰뚫고 있는 선장이며, 팀원은 선장의 충실한 수족으로 지시사항만 따르면 된다는 식이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가 지속되면 팀원들은 리더에게 의존하며 스스로 일할 의욕을 잃는다. 정답이 리더에게 있으니 책임 또한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반대로 자신의 생각은 하나의 의견일 뿐이라는 태도, ‘나도 잘 모를 수 있다’는 고백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엉뚱해 보이는 의견이라도 섣불리 평가하지 않고 존중하고, 잘 모르는 화제가 나올 때 배우려는 마음과 순수한 호기심을 가지고 경청하면 수평적 사고를 자극할 수 있다. 책임감은 통제가 아닌 믿음 속에서 자란다. 능동적이고 의욕적인 팀원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고 신뢰를 보내야 한다. “나만 믿고 따라와!”라고 소리치는 리더에게 박수를 보내던 시대는 지났다. 진정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안다는 장담이 아니라 모른다는 고백이 필요할 때다. 이제 당당하게 선언하라! “팀장인데, 1도 모릅니다만.”

팀장인데 , 1도 모릅니다만, 저자 : 스티븐 더수자, 다이애나 레너 북이십일,북21,book21,21세기북스(21c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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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인데 , 1도 모릅니다만, 저자 : 스티븐 더수자, 다이애나 레너 북이십일,북21,book21,21세기북스(21c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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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8일 오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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