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에 임하는 마인드셋

UC 버클리 대학 내 한인 취업동아리인 코잡스(KOJOBS) 초청으로 강연을 다녀왔어요. 강연 중 나눴던 질의응답 몇 가지를 나눠봅니다. Q) 현재 많은 회사들이 hiring freeze에 들어간 상태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해주실 수 있는 조언들이 있나요? ​첫째,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세요.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은 걱정한다고 달라지지 않아요. ​둘째, 공을 많이 던지세요. 합격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지원을 많이 하는 거예요. 취업 준비에 대한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요? 합격 가능성이 높은 곳 혹은 가고 싶은 몇 곳을 집중적으로 준비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 몸에 힘이 들어가고 긴장을 하게 되고 실패에 다시 바운싱 하는 회복력도 떨어져요. 지원을 해도 대부분은 떨어집니다. 실망하지 말고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아요. 수십 군데 지원을 하면 그중 한두 곳과 인터뷰 행운을 잡을 수 있어요. 물론 떨어질 거예요. 대학생이 인터뷰에 노련할리 없지요. 당연한 과정이에요. 그래서 여러 군데 지원을 하는 거예요. 합격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연습하려고 하는 거예요. 여러 곳에 지원을 하다 보면 인더스트 공부, 기업 공부를 하게 되고, Job description을 잘 읽어보면 해당 필드에서는 어떤 용어들을 쓰는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패턴이 보입니다. 인터뷰도 하면 할수록 늘어요. 합격해도 갈 생각이 없다 하더라도 지원을 해보라고 추천합니다. 인터뷰 기회가 주어진다면 연습하기 좋은 기회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꼭 미국에 있는 (혹은 한국에 있는) 회사로 국한할 필요도 없어요. 전 세계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오프닝이 있는 곳에 지원을 하세요. 연습한다고 생각하면 제한할 이유가 없지요. 최고의 훈련은 실전 연습이에요. 끈기와 절박함이 나를 지켜줄 거예요. ​Q) 프로덕트 매니저에서 UX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변경할 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UX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독학으로 준비를 할 때, 디자인 관련 경력과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첫째, 왜 UX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선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1인 기업으로 나를 고용했다고 생각을 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세요. 디자인은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사업가적인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스스로 원하는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세일즈까지 해보는 거죠. 누가 나를 고용해 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내가 나를 고용하면 되니까요. 이를테면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나 누구나 잘 아는 회사에 디자이너라고 가정을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거예요. 특정 회사에 취업을 해야 그 회사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그 회사 디자이너가 아니기 때문에 훨씬 자유롭게 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많아요. 내가 유튜브 디자이너라면 이렇게 디자인하겠다, 내가 테슬라 디자이너라면 이렇게 디자인을 하겠다, 내가 에어비앤비 디자이너라면 이렇게 디자인하겠다… 이렇게요. 그렇게 디자인한 아이디어를 잘 패키징 해서 인터넷에 올리는 게 세일즈 경험이죠. 디자이너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잘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셋째, UX 디자이너는 이름이 말하듯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는 직업이에요. 이전에 어떤 직업을 가졌던, 어떤 전공을 했던, 모든 경험과 히스토리를 연결 지을 수 있어요. 가끔 UX 디자이너로 직무변경을 하려는 분 중 이전 경력을 완전히 무시하고 UX 디자인 신입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접근을 하는 경우를 보는데, UX 디자이너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이란 있을 수 없어요. 적어도 UX 디자이너를 그림 그리는 테크니션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자신의 경험을 UX 디자이너 트랙과 연결 지어 스토리텔링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힘든 파도를 잘 지나가는 방법은 파도와 싸워 이기려고 하지 말고 파도에 몸을 맡기고 잘 타는 거예요. 망망대해에 나 혼자 파도를 맞고 있는 것 같지만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파도를 넘고 있는 중이죠. 부디 잘 버티고 자신을 지켜내기를. 파도는 지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