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코가 석자

최근 커리어리 Q&A를 기웃거리며, 사람들의 질문과 고민을 보고, 답변을 달아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고민과 어려움이 많은 걸 알 수 있었는데요, 답변을 달다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난 괜찮나? 난 고민 거리가 없나? 20년차 넘은 개발자는 이제 괜찮은 건가? 생각해보면, 저도 여전히 고민이 많습니다. 지금 어른이 된 입장에서 중고등학생을 보면, 고민거리가 뭐 있나 싶지만,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인생의 최대고민들이 즐비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초년생 주니어분들의 고민이 별거 아닌 것 같아보이지만, 당시에는 인생 최대의 고비들이었고, 지금을 다시 봐도, 저도 역시 고민하고 지냅니다. 고민이라는게 그다지 생산적인 것 같지 않습니다. 적절한 고민은 나은 미래를 위한 행동에 동기부여가 되지만, 고민의 범위가 불안으로 이어지면, 오히려 해가 됩니다. 예를 들어, 제 고민은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내가 언제까지 계속 개발을 할 수 있나. 나이는 계속 들고, 날 고용해줄 회사는 점점 없어지겠지. 일거리는 끊길 텐데, 그럼 그 다음엔 뭘 해서 먹고살지? 멀쩡한 명령형 프로그래밍이 대세인 세상에서, 왜 굳이 사서 고생을 하며 함수형 프로그래밍을 하겠다고 난리인 건가. 내 아이가 학교 다 다닐 때까지 학비는 다 낼 수 있을까 등등등. ㅎㅎㅎ 어차피 돌이켜보면, 고민이 없던 시절은 없습니다. 최소한 "고민이 없어서 고민이다" 이런 고민은 있는 거잖아요. ㅋㅋㅋ 가만 앉아서 고민하는 건, 어쩌면, 인간 두뇌에 잠재된 오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앞으로도 고민이 쉬 해결되거나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종류와 강도가 달라질 뿐. 고민은 그 시작점이 되는 거고, 그럼 다음에 행동을 해야겠죠. 고민을 해결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쓸데 없는 고민을 할 여유가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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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3일 오전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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