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학생 생존팁 4 - 마이너리티

며칠 전 한 유학생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꿈은 미국 큰 기업에서 리더십 포지션을 맡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이방인으로서의 현실은 정해진 자리를 놓고 싸우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Diversity hire, 디자이너로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아시안 마이너리티 여자로서의 포지션 같은 느낌이 들곤 합니다. 작은 파이 안에서 싸운다는 느낌인데 그것에 대한 관점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게 좋을까요?" ‘마이너리티'를 다른 관점으로 해석하면 ‘유니크(독특함)’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평균이나 평범함에서 벗어나는 유니크함은 그 자체로 강점이고 장점이다. 채용에서 다양성(diversity)를 강조하는 이유도 단순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유니크한 시각을 가진 다양한 인재에 대한 기업의 니즈이다. 1. 선명한 나만의 관점과 의견 만들기 다른 사람들(메인스트림)과 다른 성장과정을 거쳤고, 그래서 나만의 스토리가 있고, 나만의 관점이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한 나만의 무기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알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대세에 합류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나 싶다. 자신을 알기 위해서 세바시 강연과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책에서 소개했던 [미팩트 테이블]을 만들어 보는 것도 방법이고, 자기소개서를 다시 써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의견 없음]에서 [의견 있음]으로 선명하게 나의 의견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수많은 실패와 반복과 변경을 요하는데, 그때 학교는 뾰족한 의견을 만드는 훈련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나는 일부러라도 과하게 “I disagree (저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를 연습해 보라고 권하곤 한다. I disagree로 시작하는 토론은 내 생각의 내공과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하고, 내 의견을 표현하는 훈련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아마 내가 구글에서 ‘우물 안 개구리’ 이야기를 그룹 이메일로 보낼 수 있었던 행동도, 생각 나눔의 오랜 훈련과 노력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2. 나만의 경험을 적극 활용하기 Naver.comGoogle.com은 사뭇 다른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는 뿌려진 정보를 사용자가 탐색(browsing) 하는 포털 서비스 방식을 취하고, 구글은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해서 정보를 찾아가는 검색 서비스 방식을 취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다른 정보 접근 방식을 한국의 명동 사진을 가지고 미국 친구들에게 설명을 한 적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빼곡한 간판, 즉 복잡하게 펼쳐진 시각 정보를 빠르게 스캔해서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방식에 익숙하고, 여러 스토어가 한곳에 모여있는 올인원 백화점식 쇼핑을 선호하기 때문에, 네이버의 포털 서비스 방식은 그런 한국 사람들의 정보 소비 성향에 잘 맞는다는 생각을 나눴는데 다들 흥미롭게 들었다. (맞고 틀리고 보다는, 경험은 늘 대화의 훌륭한 재료가 되곤 한다) 내 얘기를 흥미롭게 들은 인도 친구는 인도에서 성공한 음성 서비스를 소개해 주었다. 인도는 환경상 유선 인터넷 서비스보다 무선 전화 서비스가 더 일찍 발달하고 퍼져 있는데, 한 통신사가 정보 접근이 어려운 농업인을 타겟으로 농업 정보 음성 서비스를 시작한 게 대박이 났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농작물은 1번, 병충해는 2번, 비료는 3번...” 이런 식으로 오디오를 들으며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인데, 생활 환경이 사용자의 정보 프로세싱 방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린 한참을 신나게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나에겐 당연하고 별거 아닌 것 같은 경험도, 다른 문화 사람들에겐 특별한 경험이라는 걸 기억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3. 나를 기억 시키기 소수여서 유니크한 점은 훨씬 쉽게 기억에 남는 장점이다. 내 기억 속에도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중국 친구, 그 태국 친구, 그 일본 친구… 이렇게 기억이 나는 친구들이 있다. ‘그 한국 친구'로만 기억될 수 있어도 이미 많은 걸 얻은 셈이다. 내가 다녔던 대학원은 매년 여러 기업을 초대해서 채용 박람회 이벤트를 연다. 개중엔 기업 설명회를 하는 곳도 있고, 현장에서 인터뷰가 진행되기도 했다. 나는 이때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턴 인터뷰가 잡혔는데, 당일에 이루어지는 수많은 짧은 인터뷰 대상자 중 나를 기억시킬 묘수를 고민하다가, 나는 인터뷰가 끝난 후 면접관에게 내가 만든 브로슈어를 전달했다. 고급 바인더 안에 고급 종이에 프린트한 이력서 한 장과 10x28mm 사이즈로 만든 포트폴리오 소책자(물론 마지막 장에 여러 사람들에게 받은 짧은 추천글 포함)를 정성껏 만들어서 포함시켰다. 보통은 인터뷰를 하면서 컴퓨터를 열어서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고 이력서에는 포트폴리오 인터넷 주소를 기입하는 정도였는데, 정성껏 만든 브로슈어가 한 번 더 나라는 사람을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버려도 그만이지만, 아님 말고였다. 그게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턴십에 합격을 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경험에 기반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타인의 생각은 그들의 것이지만, 마이너리티, 아시안, 여성 등과 같은 타인의 생각을 내 것으로 받아들일지 말지는 내 선택이다. 타인의 생각 박스 안에 나를 가두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대게는 나의 관점과 생각이 힘이 없을 때 타인의 프레임에 갇히게 되는데, 그래서 더더욱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발견하고 나를 정제시키는데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누군가 나를 마이너리티라고 말한다면, 나는 유니크하다고 정정해 보자. 나는 유니크하니까! ///

[커리어 노트 89] 유학생 생존기 4 - 마이너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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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9일 오전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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