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UX에 대한 믿음을 잃어야 할까요? - 2편

지난 번에 올려드렸던 'UX에 대한 회의감'을 다루는 글의 후반부를 올려드립니다. 글쓴이는 앞에서 나열했던 문제점에 대해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이런 현실을 디자이너들이 자각하고 논의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얼마 전에 저도 국내 앱의 다크패턴에 대한 브런치 글을 봤었는데요. 국내에서도 UX의 본질적인 고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인간 중심에서 인간 착취로> UX는 종종 가치맹목적이고 해로운 방법론을 포함한다. 기업이 여러 디자인을 A/B 테스트할 때, 채택되는 시안은 인간의 문제를 해결해주어서가 아니라, 더 많은 참여를 유도했기에 채택된다. 그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그리고 필요한 것)을 보여주지 않고, 우리가 보고, 클릭하고, 스크롤할 수밖에 없는 것을 보여준다. UX는 또한 일부 비윤리적인 디자인 패턴을 포함한다. 짜증나는 사실은 그들 모두가 완전히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인간 착취의 목적을 수행하는 UX 디자이너나 팀에 의해 신중하게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무지와 에이전시의 쇠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나치 독일 장교로 유대인 학살범)"> 많은 UX 디자이너들은 인간 본성을 조작하는 윤리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줄" 뿐이라고 말한다. UX는 목공과 같은 기술의 집합일 뿐이라고 말하는 비유도 있다. 아돌프 아이히만(Adolph Eichmann)은 나치의 마지막 목적인 대량 학살을 지원하기 위해 수백만 명의 유대인들을 다양한 수용소로 이송하는 일을 담당한 나치 공작원이었다. 그는 나치의 명령들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따르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악의 진부함"이라는 개념은 악행이 반드시 악인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말한다. 대신, 그것들은 단순히 명령에 복종하는 성실한 사람들의 결과일 수 있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는 잊어버리고, '디자인이 결코 해서는 안될 것'에 집중하라!> 디자인과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은 박애주의가 아니다", "디자인은 사업이다", 그리고 "우리의 일은 세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와 같은 문구들을 외칠 법 하지만, 그것들은 이 논의와 관련성이 적다. 박애주의가 되지 않는 것이 인간 착취를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장기적 이익과 단기적 이익 사이에는 항상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까다롭지만 인간성을 존중하고, 의도하지 않은 플랫폼 결과에 책임을 지고, 역사의 옳은 쪽에 서는 것은 사업이나 이익에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우리 모두 UX에 대한 신뢰를 잃어야 할까? 나는 UX에 대한 어떤 처방도 성급하게 내리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본다. 이 이야기를 쓴 나의 의도도 어떤 행동을 제안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여기 디자이너로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말하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디자인을 잘못 사용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디자인의 본질은 착취적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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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31일 오후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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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요즘 읽고 있는 책인데 이렇게 인용되니 반갑네요! 아이히만뿐 아니라 당시 독일시민이나 정치인, 구성원이 대체로 "유대인을 학살하고 내쫓는 것이 정상인" 혹은 "그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심리가 지배적이었다고 합니다. 그 상황,맥락 속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평범' 했으니까요. ["디자인과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은 박애주의가 아니다", "디자인은 사업이다", 그리고 "우리의 일은 세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와 같은 문구]들이 실제로 많이 보이는 것은 디자인에서 좋은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과 UXer의 의무를 내적으로 분리하려는 시도처럼 보이네요. 나치 당시에 젊은이들이 어떻게 나치즘에 빠졌나 연구한 논문이 있는데 (Becoming a Nazi: A model for narrative networks) 나치즘에 빠지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한 번 빠지고 나면' 그들이 하는 일과 행동에 대해서 '자기 자신을 반영하는 일', '되돌아보는 일'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나치즘으로 인해 나온 결과가 자기 자신과 크게 상관이 없는 것처럼 여기게 된다는 것이죠. UX가 인간에 대한 관심이 필수이자 무기가 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스스로 성찰하고 이야기하는 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좋은 글 공유 감사합니다.

    @김성배 긴 공감의 코멘트 감사합니다! 저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한번 읽어볼까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