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킹맘 "정돈이 잘 된 집에서 살고 싶어요"

캘리포니아에서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 사연: "저는 4살, 6살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남편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여서 집에서 주로 일을 하고 저는 사무실을 나가고 있습니다. ​ 저희 집은 언제나 엉망진창입니다. 저에게 지금 소망이 있다면 깨끗한, 정돈이 잘 된 집에 살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그 소원은 안타깝지만 이뤄질 것 같지 않아요. 저희는 퇴근 이후에 애들을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나면 9시인데, 그 이후에는 집안일을 할 에너지가 없어요. 집에 물건이 너무 많아서 버리거나 도네이션 하거나 해야 숨통이 트일 것 같은데 그렇게 할 시간이 나지 않네요. 그러다 보니 물건이 쌓이고 쌓여서 필요한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이 다 뒤엉켜서 지금 필요한 물건도 찾지 못하고... 한마디로 카오스 상태입니다. ​ 저도 회사, 육아 이외에 이런저런 일들이 많지만, 저보다 훨씬 대외활동이 많으신 은주님은 어떻게 그 모든 것을 해나가시는지 궁금해요. 질문을 적고 나니 우문인 것 같고, 이런 걸 어떻게 고민 상담을 하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 생각 나눔: 자신을 괴롭히는 고민조차 이게 고민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게 마음이 아프네요. 힘들다고, 아프다고, 도와달라고 말하는 건 나를 돌보는 일이에요. 그래도 괜찮아요. 잘하셨어요. ​ 4살, 6살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일, 육아, 가사의 쓰리잡(3 Jobs)을 하는 건데 대단한 거죠. 그때는 별거 없어요. 도망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괴물로 변하지 않고, 정신 단단히 붙들고 그냥 버텨야 하는 시간. ​ 제가 출산휴가 후에 업무 복귀를 했을 때 워킹맘 선배가 해 준 말이 있어요. “일하는 엄마는 시간도 돈으로 사야 한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전부 돈으로 해결하고 돈으로 산 시간으로 아이와 퀄리티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 전문 홈 오거나이저(professional home organizer) 서비스를 쓰거나 주기적으로 청소 서비스를 받는 게 좋죠. 전문가를 불러 집을 수리하거나 창문 청소를 하거나 잔디 깎는 서비스를 받는 것과 비슷한 거죠.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업무분장을 하고 프로젝트 매니징을 하는 것처럼 집안일을 관리하면 좋아요. 4살 6살이면 애들 물건이 많아서 집을 잘 정돈하기도, 그걸 유지하기도 어려운 시기예요. 이건 애들이 크면 자연스럽게 나아지고, 시간이 지나 애들이 독립을 하면 해결이 됩니다. 저처럼 정돈을 포기하고 타협을 보는 것도 방법이고요. ^^ ​ 사연을 읽고 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든 생각인데, 어쩌면 정돈 안된 집이 문제가 아니라 그 공간에서 느끼는 나의 역할에 대한 압박감, 외로움, 억울함, 두려움… 이런 마음이 더 힘든 게 아닐까 싶어요. 내가 하지 않으면 한치도 달라지지 않는 집안일들, 잔소리하면서 예민해지는 신경, 그러고 미안한 마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은 외로움, 나만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은 억울함, 이렇게 뒤처져 버릴 것 같은 두려움… 이런 것들이 엉망진창 집에 투영되어서, 집도 싫고 나도 싫고 다 싫은 마음이 되어 버리는 거죠. 정돈 잘 된 집에 살고 싶은 마음은, 나도 누군가에게 케어 받고 싶고 조용하게 쉬고 싶고 온전히 내 삶에 집중하고 싶은 열망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건 시간이 해결해 주진 않고 내가 나를 돌봐야 채워집니다. ​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언제나 미화되고 각색되고 정제되기 때문에, 그 이면에는 누구에게나 지지고 볶는 삶의 현장이 있다는 걸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속도대로 각자의 인생 지점을 지나고 있는 거라서 내 오늘을 다른 사람의 오늘과 비교하는 건 무용하지 않나 합니다. ​ 저도 아이들이 4살 6살일 때는 비슷한 일상을 보냈어요.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 해서 먹고 치우고 애들 숙제 봐주고 씻겨서 9시에 재우면 같이 잠들기 일쑤였어요. 주말과 가족여행은 온통 아이들에 맞춰 있어서 여행은 제게 쉼이 아니라 육아의 연장선이었죠. 하지만 곧 아이들이 같이 다니기 싫다고 하는 때가 옵니다. ^^ 아이들이 틴에이저가 되면 다른 갈등이 있지만 적어도 몸은 편해져요. 시간이 많은 걸 해결해 줍니다. ​ 일, 육아, 가사 쓰리잡을 뛰다 보면 ‘나'를 항상 가장 뒷전에 두게 되는데, 한 달에 한 번 (주말 반나절 4시간) 나 홀로 외출, 일 년에 2박 3일 나를 위한 휴가, 이렇게 ME TIME (나를 위한 시간)을 루틴으로 만들어 두는 것도 좋아요. 나를 케어해줄 사람이 없으면 내가 나를 케어하는 거죠. 그래야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어요. 응원합니다. ​ ///

[EK 고민 상담소 1] 워킹맘 "정돈이 잘 된 집에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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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3일 오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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