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사회사상가 제러미 리프킨은 ‘회복력 시대’를 선언하며, 살아남기 위해선 다양해져야 하고 다양해지기 위해선 낯선 것 앞에 ‘더 약해지고 더 흩어질 것’을 주문했다. 취약성, 적응성, 개방성이 존중받는 ‘어나더 슈퍼 쿨(Another Super cool)’의 시대. 올해부터 사라지는 것은 ‘한국 나이’와 ‘마스크’가 아니라, 나이 그 자체와 위계적 매너가 될 것이다. 20년 이상 디지털 발자취를 추적해 온 마인즈 마이너(Minds miner) 송길영 부사장은 “무례하면 세상이 좁아진다. 섬세한 조직, 세심한 인간이 살아남는다”라고 단언했다. ❶2022년의 흐름과는 어떻게 달라질까? 🅰️2023년을 떼어놓고 고민하지 않아요. 각성 시점으로 볼 뿐, 2022년과 이어져 있습니다. ❷올해를 관통하는 3가지 키워드를 뽑는다면? 🅰️(1)유리한 다양성, (2)관계의 돌봄, (3)건강한 긴장입니다. ❸다양성과 포용성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화두였는데? 🅰️올해 그게 극대화될 겁니다. 풀이 풍성하려면 재료를 충분히 수용해야죠. 한국은 짜장면, 짬뽕 통일해서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현재는 단일 품종이 변화에 가장 취약한 환경입니다. 오와 열을 맞추던 폭력적 강박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조직 구성원이 다양하냐? 소수자 배려 문화가 있느냐?’ 이것은 시혜 강요나 사회적 책무가 아닙니다. 장애인/남녀의 비율로 조직의 형질을 변화시키는 게 생존에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가령 ‘조직에 외국인 인사 룰이 있냐’는 질문에 ‘우린 외국인이 없어서 괜찮다’고 하면 심각한 겁니다. 디폴트가 균질이니, 새로운 유입이 막힌 거죠. ❹주변에 다른 인종, 종교, 성, 연령이 안 보이면 문제다? 🅰️Seeing is Believeing입니다. 일례로 과거에 성인이 되면 거의 100% 결혼했어요. 이젠 30세 남성 비혼율이 93%, 40세 남성 비혼율은 40%입니다. 요즘 결손가족, 정상가족이라는 언어는 폭력으로 간주되잖아요. 성평등 고용도 의무로 받아들이면 늦어요. 그게 더 유리한 겁니다. 변동성이 클 때는 다양해야 살아남습니다. 안정적일 때는 작년 3월에 했던 걸 올해 3월에 그대로 하면 돼요. 올해 계획은 작년의 연장선이니까요. 그러나 소비자가 분화되면 사려깊은 풍요가 요구돼요. 그 솔루션은 다양성에서 옵니다. ❺저성장 시대에도 소비는 멈춤 없이 계속될까? 🅰️하루종일 뭘 사고 있죠?(웃음). 반려견 시트도 냄새 안 나는 게 나오고. 검색할수록 섬세한 풍요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짠테크로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고, 섬세한 풍요에 집중하죠. 그럼 기업은 어떻게 가야 하나? 이본 쉬나르(파타고니아 창업자)는 부자에 링크되는 걸 경계했어요. 소비자의 선한 의지로 모인 돈을, 선하게 돌려줬죠. 오로지 돈이 목표면 오래 못가요. 소비 세계는 더 깊어질 거예요. 소비자도 기업가도 서로를 숭고하게 만들어줘야죠. ‘올해 목표는 5조원 달성!’ 이러면 서로의 누추함에 실망합니다. 찐빵 하나를 팔아도 거리의 체온을 덥힌다는 마음이 필요해요. ❻안타깝지만 실물 경기는 2023년에 극한 굶주림이 올 거라고 예상되는데? 🅰️ 여기서 2번째 키워드인 ‘관계의 돌봄’이 필요합니다. ‘서로가 소중한 손님’이라는 태도가 몸에 배야 합니다. 회사도 항구처럼 ‘잠시 같이 있는 환승장’이 될 거예요. 위도 아래도 ‘척을 지면’ 안됩니다. “그동안 감사했어요. 이제 시간이 되었어요!” 점점 쿨한 안녕이 많아집니다. 있을 땐 위계 없이, 떠날 땐 원한 없이. 회자정리 거자필반. 만나고 헤어지고 떠났다 돌아옵니다. ❼그야말로 갑을의 역동성인데? 🅰️예의가 표준이 된거죠. 예전엔 역 앞 식당은 불친절했잖아요. 이젠 별점으로 예약으로 평판으로 다시 만나요. 늘 삼가해야죠. 처음부터 위아래 구분 안하는 게 실수가 없어요. 예의 바르고 싹싹하면 어디서든 도움을 받아요. 한국 사회는 난폭한 시절을 지나왔어요. 지금도 식당 가면 후배들이 수저 놓고 주문받아요. 이제 그만 하세요! 제발 몇 살 인지 묻지 마세요! ❽그럼 뭘 묻나? 🅰️관찰하세요. 상대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니가 뭘 몰라서 그러는데~” 같은 오지랖 충고는 ‘수요없는 공급’입니다. 마음 속으로 나이를 지우고, 존대하세요. MBTI도 ‘나 이런 사람이니 살펴달라’는 신호잖아요. 함께 일하는 건 정말 소중한 인연이니, 상처를 안입히는 게 최선입니다. ❾조직은 이런 변화에 잘 대처하고 있나? 🅰️입사 1년 6개월 안에 절반이 나가는 상황이에요. 빨리 대처해서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들면 성공이고, 아니면 속수무책으로 인재를 잃는 거죠. 이런 흐름은 모두 건강한 자기결정권으로 귀속됩니다. ❿최재천 교수는 ‘상호허겁(서로를 적당히 두려워하는 상태)’이 생태계에 최적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3번째로 필요한 것이 ‘건강한 긴장’이죠. 요즘엔 사무실 없이 줌으로 일하는 스타트업도 많아요. 한 창업자가 어느날 직원에게 전화했더니 불편하다고 끊더랍니다. 얼굴 보이는 줌은 오피셜이지만, 전화는 프라이빗이라는 거죠.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매너도 재정의 되고 있어요. 그게 안맞으면 자유의지를 기반으로 분자처럼 떠나가죠. 상대는 언제든 떠날 수 있고,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인식이 중요해요. 주말 골프 불러내고 술잔 강권하는 김부장은, 안색 어두운 김대리에게 “집에 무슨 일 있냐?”고 자상한 척 묻지마세요. “너 때문입니다(웃음).” 못 믿는 조직은 규칙을 정하고, 믿는 조직은 역할을 줍니다. 모든 게 체인 리액션이에요. 진심을 다하고 성과를 존중하면 같이 갈 수 있어요. 프리라이더를 못 거르고, 보상 제대로 안하면 ‘직원이 행복한 게 싫어’라는 신호를 줍니다. ⓫2023년을 위한 단 하나의 생존 키워드를 제시한다면? 🅰️배려입니다. 배려 없는 인간은 자동 배제될 거예요. 행동하기 전부터, 말하기 전부터, 준비하고 타인의 기색을 살피세요. 구독경제, AI도 타인의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욕망이 커진만큼 배려도 지능화 되고 있어요. 관계도 기계와 경쟁하는 거죠. 결국 섬세한 조직, 세심한 자가 살아남아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무례하면 세상이 좁아져... 세심한 조직·인간이 살아남는다" 송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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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인터스텔라]"무례하면 세상이 좁아져... 세심한 조직·인간이 살아남는다" 송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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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7일 오전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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