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랜서에서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 사연 :30대 초반에 안정적인 직장을 퇴사했습니다. 글쓰기에 꿈이 있어서 ‘콘텐츠 메이킹’ 관련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거든요. 유튜브, 출판, 강사 등 1인 미디어로 활동하자는 게 골자였습니다. 생계는 출판 관련 스타트업에서 연봉을 절반 이상 깎으며 일하는 것으로 유지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외주 글쓰기를 하고, 강사로도 활동하고, 책도 두 권 냈습니다. 문제는 1년이 지난 지금, 제가 좋아하는 일로 생계를 꾸리는 것이 생각과 다르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예술가(혹은 예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가)’의 길이 ‘직장인’의 길보다 결코 쉽지 않음을 깨달은 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다시 원래 몸담았던 직군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처음 직무 유턴을 했을 때보다 훨씬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네요. 1. 또 비슷한 오류를 범할까 걱정이 됩니다. 이직을 할 때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두어야 할까요? 2. 글쓰기가 좋아서 나왔는데 더 부딪히지 못하고 현실적인 문제에 굴복하는 것이 사실 속상하기도 합니다. 그 정도로 꿈이 크지 않다는 걸 인정하면 될 일일까요? 어떤 선택이든 완벽할 수 없음을 알지만, 한 번 길을 틀었기에 처음 유턴했을 때보다 훨씬 고민이 많이 됩니다. ​ EK 생각 나눔: 해보지 않고 주저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에, 사연자분은 안정적인 직장도 다녀보고, 스타트업도 다녀보고, 책도 내보고, 강사도 해본 그 경험의 축적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30대 초반에 나는 뭘 했더라..는 생각을 잠시 했네요. ^^ ​ 1)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과 글쓰기가 직업(돈벌이)이 되는 건 많이 다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요리를 좋아하는 것과 식당을 차리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인 것처럼요. 행위의 목적을 분명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글로 돈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내 글을 구입해 주는 1차 출판사, 돈 주고 내 책을 구입하는 2차 소비자(독자)를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 2) 생계유지를 위한 돈벌이는 매우 매우 중요합니다. 돈벌이 적성 테스트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 안정적인 걸 선호하면 월급쟁이 (저 같은 경우입니다), 돈벌이가 되는 원천기술이 있다면 프리랜서 (프로 스포츠 선수, 프리 선언하고 활동하는 연예인,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돈을 끌어오고 운영하는 재주가 있다면 사업가 등, 본인에게 맞는 돈벌이 방식이 있지 않나 합니다. 저는 다른 시도를 해 볼 엄두가 나질 않아서 월급쟁이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연자분처럼 여러 방식을 시도하면서 자신을 알아가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걸 30대 초반에 하지 않았다면 살아가는 내내 엉덩이가 들썩였을 거예요. ‘다른 사람 심부름만 하는 것 같고.. 이럴 거면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셨는데, 돈벌이라는 게 원래 다른 사람 일을 해주고 받는 대가입니다. ^^ ​ 3) 책은 참 가성비 떨어지는 돈벌이라는 생각을 제가 책을 내보고 크게 깨달았습니다. 한국 출판 시장 2019년 통계를 보면 평균 초판 인쇄 부수는 2,000부 정도이고 1종당 평균 판매 부수는 1,650부 선이라고 하네요. 책이 1,000부가 팔리면 작가에게 들어오는 수입이 대략 150만 원. 게다가 책의 라이프 사이클은 대형 베스트셀러가 아닌 이상 대부분 2~3주 반짝하고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 정도도 반짝하지 못하고 출간 당시 이미 사망한 것과 다름없는 책들이 대다수인 게 현실이라고 제가 함께 했던 출판사 편집장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 4) 그래서 출판사는 구독자가 어느 정도 확보된 인플루언서 작가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판매도 어느 정도 보장되고 무엇보다 작가가 스스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그래서 책을 내고 싶고 그 책이 어느 정도 팔리기를 기대한다면 SNS에 자신의 팬층을 만드는 작업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연자분이 글쓰기를 좋아한다니 SNS에 차곡차곡 글을 올리는 걸 추천합니다. '일의 격'의 작가 신수정 님도 SNS에 10년 동안(무려 10년입니다) 글쓰기를 했고 그 내공으로 베스트셀러 책의 작가가 되셨다고 합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유명한 송길영 님은 오랜 시간 깊게 취향을 파야 하고, 그러다 보면 나의 취향이 발견되는 시점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 5) 유튜브 '김작가TV' 채널로 유명한 김도윤 님이 쓴 '럭키'라는 책을 보면 직업인으로 작가는 글쓰기 실력만큼 마케팅 능력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본인의 책을 들고 모교 총장님을 찾아가서 1,000권을 팔고,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최고 계급장 8인에게 편지와 책을 보낸 계기로 13,000권을 팔았다는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글쓰기를 돈벌이로 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동기부여에 좋은 책이라 추천합니다. ​ 6) 원래 몸담았던 직군으로 돌아가는 거를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직하는 사람들 중엔 퇴사한 회사를 다시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원래 하던 직군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다는 마음조차 인생 보물 지도에 단서를 하나 더 찾은 거니까요. 지나온 시간과 경험은 언제나 보상을 합니다. 시간은 역방향이 아니라 순방향이니까요. ///

[EK 고민 상담소 9] "프리랜서에서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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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 고민 상담소 9] "프리랜서에서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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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4일 오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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