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는 2015년 인사관리 책임자 직책을 ‘구성원 경험 최고책임자(Chief Employee Experience Officer)’로 바꾸었다. 그때만 해도 ‘구성원 경험’이라는 개념이 보편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에어비앤비의 이러한 시도는 매우 신선하고 새로운 변화로 인식됐다. 그 후 구성원 경험이라는 개념이 기업 현장에서 차츰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인재 확보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되면서, 글로벌 기업에서는 구성원 경험이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구성원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새로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새로운 고객 경험은 제품이나 서비스, 기타 사업 모델의 차별화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되는데, 이런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드는 주체는 바로 조직 구성원이다. 따라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구성원들의 바람직한 경험이 조직 내에 먼저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고객 가치 혁신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에서 기업에 새롭게 요구되는 고민의 화두가 바로 구성원 경험이다. 2021년 시장조사업체 IDC가 수행한 전 세계 ‘구성원 경험 관리 전략’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조직의 직원 경험 개선과 직원 참여도 향상이 더 나은 고객 경험, 더 높은 고객 만족도, 더 높은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몰입도가 낮은 직원에 비해 몰입도가 높은 직원이 퇴사할 확률이 87%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훌륭한 고객 서비스는 입소문이 나듯이, 훌륭한 직원 경험 역시 구전으로 확산된다. 자신의 회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직원만이 자신의 회사를 일하기 좋은 곳으로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 경험 관리가 회사에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현재는 MZ세대가 직장 구성원으로서의 비중을 확대해가고 있는 인구통계학적 전환기이다. 과거 세대와 달리 이들은 자신을 회사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자원이지, 회사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대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차별화되고 매력적인 직장 내 경험을 할 때에만 몰입하여 기업에 수익을 가져다준다. 앞으로 구성원 경험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고객 경험이 고객의 전체 여정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듯이, 구성원 경험은 직원의 모든 일상생활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구성원 경험 관리는 단순히 채용, 온보딩, 경력 개발, 교육, 평가와 보상 등 주요 이벤트를 잘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사이에 구성원이 경험하는 일상적 순간(Micro Moment)을 직원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업무와 개인 생활을 얼마나 조화롭게 병행하는지 등에 대한 방식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프로세스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면접 대상자, 신입 직원, 비정규직 직원, 기존 구성원 등으로 대표되는 HR의 고객인 직원들의 경험에 집중하는 사고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입 직원이 첫날에 무엇을 하도록 해야 할까?’와 같은 프로세스적으로 생각하는 대신 ‘신규 입사자의 첫날이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는가?’ 같은 경험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조직이 바람직한 구성원 경험을 설계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필수 과정은, 직원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수행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으로, 구성원의 관점에서 이슈를 찾고, 기존의 모든 가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올바른 솔루션을 찾을 때까지 그 과정을 반복하는 방법론이다. 직원들의 불편을 없애고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구성원 경험을 변화시킨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는 많다. 앞서 언급한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에어비앤비는 최적화된 구성원 경험을 만들기 위해 훈련, 개발, 업무 환경, 직원 상호 간의 관계 등 여러 측면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먼저 직원 경험과 관련된 다양한 부서의 사람들로 팀을 구성해 이들이 에어비앤비 문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역할을 주도하게 했다. 엔드투엔드(End-to-End) 관점에서 총체적인 구성원 경험 여정을 탐색했으며, 구성원의 핵심 접점과 활동을 분석해 개선점을 도출했다. 그 결과, 오피스 환경은 파티션으로 구분된 일반 사무실이 아닌, 어디서나 작업할 수 있는 오피스 내 카페, 1인용 큐브, 식당, 거실 등 자유롭게 소통하며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고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가 높아졌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1년의 마지막 2주에 휴가 부여, 배우자/자녀와 사별한 직원에게 20일 유급휴가 제공 등 구성원과 조직의 접점에서 구성원이 감동하고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다양한 구성원 경험을 설계한 덕분에, 에어비앤비는 구직 시장에서 꼭 한번 근무해보고 싶은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구성원 경험을 개선하는 데 성공한 기업들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열정을 바탕으로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제고해 우수 인재를 유지하게 되며, 궁극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서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구성원 경험의 혁신은 직원의 인식 전환, 직장의 환경 요인 개선, HR 업무의 고객 중심적 전환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과정이다. 따라서 훌륭한 구성원 경험 전환의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디지털 IT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상황에서 디지털 업무 환경을 잘 구축하여 바람직한 구성원 경험을 재창출하는 것은 앞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요건이 될 것이다. 구성원에 대한 진정한 공감을 통해 불필요한 과거의 일하는 방식과 제도를 과감히 버리고,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일하는 방식과 제도적 기반을 정립하도록 지금부터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인간 중심의 구성원 경험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것이다.

[BRAVE NEW WORK] 구성원 경험(EX) 재설계(1)

중앙시사매거진

[BRAVE NEW WORK] 구성원 경험(EX) 재설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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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5일 오후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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