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를 위한 책 - vol.3 ] ⟪왜 일하는가⟫

📌 이럴 때 추천해요 :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더 이상 설렘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01. 세상엔 일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 정말 많습니다. 소위 일 잘하는 방법에 대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나열하고 있는 책도 있고, 특정 회사의 성공 스토리나 다른 사람의 직업 세계를 다룬 책도 있으며, 일 자체의 본질에 집중해 일하는 방식과 태도, 관점에 대해 말하는 책도 있죠. 02. 작년 타계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저서 ⟪왜 일하는가⟫는 굳이 분류하자면 세 번째 항목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그가 살아생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일군 '교세라'라는 회사를 중심으로 당신이 생각하는 '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담담하고도 힘 있게 논하고 있기 때문이죠. 03. 사실 이 책의 원제는 한국어 판 제목만큼의 큰 담론을 던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도 이번 독서모임을 진행하며 어느 멤버분께서 알려주신 덕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일본어 원제로는 그저 '일하는 방법' 정도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주제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당신은 지금 무엇을 위해, 왜 일하고 있습니까?'라는 크고도 묵직한 제목을 품게 된 겁니다. 04.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나 스스로에게도 질문이 던져집니다. 자신이 맡은 일을 누구보다 진중한 자세로 대하며 살아온 어느 어르신의 고귀한 삶이 주는 임팩트가 있거든요. 가즈오 회장의 직업관에 동의할 수 있든 없든, 우리가 그에 준하는 노력을 할 수 있든 없든 사실 그건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왜 일하는가⟫는 우리에게 '일이란 존재를 다시 생각 해보라'라는 과제를 안겨주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05. 2007년부터 시작해 2022년 막을 내리기까지 약 15년간 이어져 온 <다큐멘터리 3일>이란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했던 프로그램이라 별다른 일정이 없으면 늘 일요일 저녁에는 다큐 3일을 챙겨보곤 했었죠. 개그콘서트의 엔딩 음악이 알려주는 '주말 종료' 시그널을 듣고 나면 괜히 마음이 허해지는 느낌이었는데, 이어서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나도 내일 저들처럼 회사 가서 열심히 일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입니다. 06. 저는 자신의 일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내 일 만큼이나, 타인이 그들의 일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를 들여다보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속담 중에 '금을 다뤄도 바보처럼 일하는 자가 있고, 돌을 다뤄도 현자처럼 일하는 자가 있다'는 말이 있다는데, 다른 사람의 직업 세계를 바라보면 '저 일 하나에도 저렇게 열정적으로 몰두하는 사람들이 있구나'하는 케이스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죠. 07.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즈오 회장의 직업관을 본받읍시다'라고 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제가 정말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늘 '스스로에 대한 자극'으로 ⟪왜 일하는가⟫라는 책을 사용할 뿐이거든요. 번아웃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회의감이 들거나 '대체 이런 일은 뭣 하러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밀려올 때 그 질문들에 대한 마지막 체크리스트로써 이 책을 꺼내는 것이니까요. (그러다가도 아니다 싶으면 또 쿨하게 욕하는 거죠 뭐...) 08. 그러니 여러분도 '고리타분한 할아버지의 그 시절 꼰대 이야기 군'이라고만 생각지 말고 마치 다큐 3일에 등장하는 어느 장인정신 가득한 사장님의 이야기라고 여기며 책장을 넘겨보시길 바라봅니다. 그러다 보면 개콘 엔딩 음악 들을 때 느껴지던 '아 이대로 주말이 멈췄으면 좋겠다'라는 그 기분 사이로 '그래도 내 일이 있고, 그 일을 조금은 기분 좋게 대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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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5일 오후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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