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앞서면 조바심이 생기고 눈이 멀게 된다. 그래서 당연히 상식적으로 챙겨야하는 것들조차 놓치거나 무시하고 넘어간다. 상대방은 그 점을 알고 이용한다. 흥미로운 것은 거친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과 경험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와 상식과 기준이 같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똑똑하다고 믿고 자기 과신이 강할수록 더 속이기 쉽다는 점이다. NDA도 안쓰고 협업을 추진하다니... 이번에 이슈가 되고 있는 대기업 그룹은 스타트업과 일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를 계속 일으켜왔는데 이번 건은 상대를 잘못 고른 듯 싶다. 조용히 넘어가거나 누를 수 있는 상대가 아닌데, 평소 갑질하던 습관을 못버렸나보다. 물론 특정회사 보다는 사악한(?) 특정 개인의 사건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회사 이름을 걸고 만나서 계속 이어갔으니 회사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대 스타트업은 의외로 쉽게 엑싯에 가까워질 듯 싶다. 이렇게도 풀릴 수 있다는 예상에 여전히 내 시야는 참 좁고 인사이트는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그 대기업 그룹은 작년에 내가 장기로 전담 멘토링을 맡고 있었던 스타트업에게도 이상한 짓을 해서 곧바로 그곳과의 협업을 종료시켰었다. 3억을 투자하겠다고 와서는 정작 투자 조건을 조율하는 단계에서 1억은 현금으로 투자하고 2억은 현물(?)로 투자하겠다고 해서 그것도 뭐하자는 건지 황당하긴 했지만 그런 사례가 없는 건 아니라서 그냥 조금 더 보고 결정하라고 창업가 대표에게 말하고 대신 확인할 사항들을 꼼꼼히 정리해서 줬고 미팅시 어느 선까지 오픈해서 말해야 하는지도 가이드해줬다. 그리고 그 현물의 실체가 밝혀졌다. 자기들이 안쓰는 기술특허 2개를 각각 1억원 가치로 가져가라는 것이었는데, 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자체내 고유 기술 여러개를 갖고 있고 그걸 바탕으로 제품 생산을 준비중이라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거기서 가져가라는 기술은 아예 쓸 일이 없었다. 특허 인계가 투자 필수조건이라길래 더이상 고민할 필요없이 협업과 투자유치 프로세스를 끝내라고 했고 실제 그렇게 했다. 이번 사건은 여러가지 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파급력도 클 듯하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스타트업이나 중견기업과 대기업 모두에게 서로 성장할 수 있는 확실한 기회이자 돌파구인데 비상식적인 케이스 몇몇으로 인해 양쪽에 찬물을 확 끼얹을 수도 있겠다. 최대한 빨리 잘 수습되었으면 좋겠다. 사업으로 오픈이노베이션과 사내벤처 등 Corperate Venturing을 주로 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런 극소수 몇몇 비정상적인 사건이 생기면 참 갑갑하고 안타깝다.

투자한다더니 아이디어 탈취?...알고케어-롯데헬스케어 공방戰

Naver

투자한다더니 아이디어 탈취?...알고케어-롯데헬스케어 공방戰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지금 간편 가입하고 다음 내용을 확인해 보세요!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3년 1월 18일 오전 10:5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