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가 일깨운 카카오엔터 '업의 본질'

PIF와 GIC는 각각 운용규모(AUM)가 6200억달러(768조원), 6900억달러(770조원)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대표 국부펀드다. 이들은 실사 과정에서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컨텐츠 본연 역량에 집중했다. 연 수익률 8%를 투자자들에 돌려줘야 하는 의무를 진 PEF와 달리 국부펀드의 투자 목적은 자국의 국부 증진에 있다. 두 국부펀드는 웹툰·웹소설(스토리)에서 드라마제작(미디어), 연예기획사 및 음원사업(뮤직)까지 하나의 플랫폼에 두고 컨텐츠를 창조하는 기업은 세계에서 카카오엔터가 유일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에 역량있는 K-컨텐츠들이 뿜어나올 수 있는 '유전'을 발굴하듯 긴 호흡으로 접근했다. 이들이 보인 장기적인 시각은 PEF는 물론 카카오엔터를 키워낸 카카오마저 유동성 축제 속에서 잊고 있던 업의 본질이기도 했다. 때마침 넷플릭스 등 OTT를 통해 출시한 수리남이 흥행에 성공하고 걸그룹인 아이브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는 등 카카오엔터의 자회사 사업이 각광받으며 잠재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GIC와 PIF 모두 투자 과정에서 사업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투자금을 글로벌 진출을 위해 써달라는 유일한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몸값이 18조원에서 10조원까지 낮아졌지만 사라진 8조원이 카카오엔터에 남긴 교훈은 뚜렷하다. 카카오엔터의 본질은 파이낸싱이 아닌 컨텐츠에 있다는 점이다. PIF와 GIC가 1조원 이상을 투입한 배경은 투자유치 발표 이후 돌연 등장한 문체부 관료들의 역량 때문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K컨텐츠를 창조했던 창작자들의 역량과 잠재 창작자들의 잠재력에 베팅한 것이었다. 이를 오롯이 담아야 할 플랫폼인 카카오가 또 한번 무분별한 사세 확장의 늪에 빠져 본질을 잃으면 투자자 뿐 아니라 K컨텐츠 산업 전반에 대한 배임일 수 있다. ---- 매우 공감하면서 본 기사, 우리는 콘텐츠 기업이다. 콘텐츠업의 본질을 잃지말자.

오일머니가 일깨운 카카오엔터 '업의 본질'[차준호의 썬데이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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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가 일깨운 카카오엔터 '업의 본질'[차준호의 썬데이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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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8일 오후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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