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리더라면 누구나 구성원들에게 소신 발언을 하라고 당부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무언가 틀렸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소수가 다수 앞에서 그 문제점을 말하는 소신 발언은 대부분의 경우 결코 쉽지 않다. 어떤 경우엔 소신을 밝히는 사람이 주위에 전혀 없는데 ‘나만 총대를 멜 수 없다’는 생각으로 침묵을 지킨다. 또 어떤 경우에는 상대방이 나보다 더 높은 지위나 계급을 가지고 있기에 입을 다물기도 한다. 어떤 식이든 소신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그 결과는 대부분 매우 나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소신 있게 발언하라는 명시적인 지시는 대부분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소신 발언의 빈도와 강도를 자연스럽게 높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런던비즈니스스쿨(LBS)의 아니타 라탄(Aneeta Rattan) 교수와 스탠퍼드대의 캐럴 드웩(Carol S. Dweck) 교수 연구에 그 실마리가 보인다. 연구진은 스탠퍼드대에서 참가자를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미국 사회에서 소수에 해당하는 인종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참가자들은 일종의 온라인 대화방에 초대되어 대학 입학의 인종적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는 토론을 했다. 그런데 가상의 참가자 한 사람이 자신을 (구성 비율상 다수에 해당하는) 백인 남성이라고 밝힌 후, 인종적 편견을 드러내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다른 참가자들은 당연히 이 백인 남성의 생각에 반대하고, 그것은 편견이며 잘못되었다는 의견을 가질 것이다. 그러면 실제로 참가자들이 이 남성의 편견에 맞서 소신 발언을 한 정도와 비율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매우 흥미롭게도 참가자들이 대화방에 입장하기 전에 읽었던 사소해 보이는 기사에 의해 소신 발언을 얼마나 하는가가 결정되었다. 절반의 참가자들은 사람은 여러모로 변할 수 있다는 취지의 짧은 기사를 읽었다. 반면 다른 절반의 참가자들은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비슷한 분량의 기사를 읽었다. 어떤 기사를 읽었느냐에 따라 대화방에서 소신 발언의 정도의 차이가 확연하게 갈렸다. 참가자들이 미리 읽은 기사와 실제 대화방에서의 토론 주제는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말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심리학자들은 사람은 변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점진적(incremental)관점으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본질적(entity)관점으로 각각 부른다. 따라서 점진적 관점이 소신 발언에 매우 큰 영향을 준 것이다. 그 이유는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변화에 대한 믿음이 결국에는 편견이나 잘못된 의견에 맞서 ‘변화’를 만들어 내야겠다는 동기와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은 바뀔 수 있다’라는 믿음을 평소에 갖게 해주어야 소신 발언을 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 효과가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대한 소신 발언에 가장 큰 효과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좀 더 확장해서 생각하면, 조직 구성원들 중 스스로 자신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결과를 만든 사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런 사례를 조직 전체에 널리 알리는 것이 좋다. 그러니 타고난 재능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농구 세계 NBA에서도, MVP뿐 아니라 MIP(Most Improved Player)를 선정해 선수들을 독려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CEO 심리학] 변화에 믿음 있어야 소신발언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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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변화에 믿음 있어야 소신발언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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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9일 오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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