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풋의 임팩트가 가장 높은 것에 투자하기

01.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가니 가끔은 후배들이 새해 계획에 관한 질문을 해올 때도 있습니다. (대체 제가 뭘 안다고 말이죠...) 하지만 진지하게 듣고 또 '나라면 어떨까'를 고민하다 보면 상대에게 답이 되어줄 때도 있고 저 스스로도 답을 찾을 때가 있습니다. 02. 그중엔 '새해에는 뭘 한번 해보면 좋을까요? 뭐 추천해 주실 만한 것 없나요?'라는 아주 추상적이고 막막한 질문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들이밀며 '이거 한번 해봐라'라고 하면 좀 꼰대 같고, '너 하고 싶은 거 하면 되지'라고 말하면 무책임해질 게 뻔한 아주 어려운 질문이죠. 03. 하지만 몇 해 전부터는 조심스레 이런 말을 꺼내고 있습니다. "나 스스로에게 인풋의 가성비가 가장 좋은 분야를 찾아보는 게 좋은 것 같다. 나는 뭘 할 때, 뭘 볼 때, 어디 있을 때, 누구와 있을 때 좋은 생각들이 떠오르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되는지를 고민해 보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분야는 단순히 즐기는 수준을 넘어서 때로는 투자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몰입해 봐도 나쁠 게 없다고 본다." 라고 말이죠. 04. 저는 사람도 각자의 동력원이 모두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만 해도 전기차, 휘발유차, 경유차, 액화가스차, 하이브리드차가 있듯이 나에게 어떤 연료를 주입했을 때 나라는 사람의 에너지가 폭발할 수 있느냐가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늘 나에게 맞는 동력원을 찾고 그 분야를 소중히 다루는 노력을 하는 게 일에서도 일상에서도 큰 결과물로 돌아온다고 봅니다. 05. 저와 아주 가까운 지인은 새로운 영감을 떠올려야 할 때면 만화책을 본다고 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종이 만화책을 붙들고 몇 시간 휴식을 취하다 보면 몸은 릴랙스 되고 머리는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을 받아서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만화책 사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단순히 취미라기보다는 본인을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만들어주는 도구이기 때문에 과감히 투자를 하는 거죠. 06. 또 다른 한 분은 주말에 본 영화에 대한 감상을 블로그에 쓸 때가 그렇다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만든 콘텐츠를 보고, 내 관점으로 다시 해석해 내 콘텐츠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많고 표현력도 풍부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예전엔 아이들 재워 놓고 거실에서 노트북 켜서 짬짬이 쓰던 글을, 최근엔 쓰는 장소도 바꿔보고 쓰는 도구도 바꿔보고, 평소에는 잘 찾아보지 않던 분야의 영화도 살펴보고, 영화에 소개된 배경을 이해하려 관련 책도 열심히 읽는다고 했습니다. 이 역시 본인에게 좋은 인풋이 되어주는 활동에 대한 끊임없는 디벨롭이라고 할 수 있죠. 07. 때문에 저는 나에게 잘 맞는 취미 중에서 '아 이건 그저 취미로만 두기엔 아깝다. 이건 뭔가 나를 좋은 세계로 이끌어주고 좋은 소스들을 자꾸자꾸 채워주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취미는 특별히 '편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편애의 첫 번째 방법은 이를 '투자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08. 저는 글 쓰는 걸 참 좋아합니다. 2016년부터 '딱 A4 2장 정도 분량의 글을 일주일에 한편씩만 쓴다면 어떨까?'라고 결심한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죠. 덕분에 좋은 기회로 책도 두 권 출간하게 되고 다양한 분야에 기고를 하거나 컨텐츠를 제공하는 경험도 하고 있으며, 제가 하고 있는 업무에서도 글과 관련한 일들을 더 많이 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모든 것은 꾸준히 쓴 것에 대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글을 쓸 때 좋은 인풋을 얻는다는 그 가치를 일찍 발견하고 제 나름대로의 투자를 했던 이유가 더 컸습니다. 09. 지금도 저는 글을 조금 더 잘 쓰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은 분야에는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편입니다. 당연히 책을 사는 데는 큰 고민을 하지 않고, 글로 좀 더 선명하게 풀어내고 싶은 경험이 있다면 이미 소비한 컨텐츠들도 몇 번을 반복해서 다시 경험합니다. 글이 잘 써지는 시간대나 장소를 찾는 것에도 늘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이 글을 쓰는 환경과 과정에도 주의를 기울이죠. 저에겐 이 모든 것이 글을 잘 쓰기 위한 투자인 셈입니다. 10. 그러니 올해는 여러분도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영향을 주는 인풋에 과감히 뛰어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무리 작고 가벼운 것이라도 거기서 얻는 경험이 나에게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어준다면 당연히 그 존재를 아끼고 사랑해야 할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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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4일 오후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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