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기획자는 자신의 성장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

* 몇몇 분들께서 1:1 메시지를 통해 질문사항을 보내주시곤 합니다. 그중 같이 한번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싶은 내용들을 추려서 Q&A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몇 편의 시리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제 생각을 성심성의껏 적어봅니다. 01. 사실 이 질문을 받은 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몇 개월 정도 묵혀놨던 이유는 저 스스로도 생각과 답변을 정리하는 데 제법 시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초안을 써놓고서 몇 번이고 다시 훑어보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그 순간 떠오르는 말들로 휘리릭 답변해버리고 끝내기엔 질문이 가지는 무게가 가볍지 않았으니까요. 02.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자면, 또 제가 몸담고 있는 기획이라는 큰 직군 안에서 생각해 보자면 기획자에게 성장은 내적 성장과 외적 성장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나 스스로 성장했다고 확신하는 부분이 있나 하면, 한편으로는 다른 누군가가 보더라도 '너 이만큼 성장했구나'라고 확인하고 평가해 줄 부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03. 먼저 외적 성장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미 예측하셨겠지만 외적 성장은 본인이 몸담고 있는 제품, 서비스, 브랜드가 어느 정도 성장했느냐 혹은 적어도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결과를 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그럼 서비스나 제품이 성장 못했다면 저도 성장 못했다는 건가요?'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성장의 지표라는 게 나 홀로 주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나 객관적인 외형의 성장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04. 그래서 본인이 몸담고 있는 곳이 작은 성장이라도 하는 타이밍에는 늘 '나는 그 포인트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기여를 했나'하는 점을 정량적으로, 정성적으로 남겨놔야 합니다. '이것도 해봤고, 저것도 해봤고, 요것도 할 수 있고, 고것도 할 수 있습니다'를 어필 포인트로 삼기보단 '이런 역할을 맡아서 이렇게 해봤는데 before 와 after가 이만큼 달라졌습니다'라는 가장 심플한 로직을 늘 마련해둬야 하는 거죠. 05. 반대로 내적 성장을 규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건 꼭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보다는 내가 나 스스로 어떻게 성장 동력을 확보해 갈지, Next Step을 설계할 때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인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06. 제 개인적인 방법을 하나 소개하자면 저는 '그동안의 시간이 소비적인 시간이었나 생산적인 시간이었나'를 따져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내 역량과 에너지를 투여해 뭔가를 메우고 쳐내는 것에 더 집중했는지, 반대로 내가 쏟을 수 있는 인풋들을 바탕으로 더 큰 결과물로 전환해 냈는지를 냉정하게 돌아보는 겁니다. 그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어느 정도는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생산적인 시간보다 소비적인 시간이 더 크다면 이 역시 개선 포인트가 분명한 지점이니까요. 07. 가끔 동료나 후배들이 '성장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얘기를 할 때마다 저는 조심스레 의견을 내봅니다. 성장을 못하는 것 같다는 그 막연한 느낌이나 두려움만을 가지지 말고, 외적으로 내적으로 내 성장을 한 번 돌이켜보면 좋겠다고 말이죠. 그럼 형체 없는 공포로 존재하던 그 고민이 어느 부분부터 천천히 바뀌어야 하는지 작은 지점이라도 발견하게 된다는 얘기와 함께요. 08. 사람은 일에서든, 삶에서든 결국 성장을 통해 의미를 발견하는 동물이잖아요.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안겨줄 수도 있는 그 '성장'에 대한 고민을 우리 스스로 똑바로 마주하려는 노력이 그 무엇보다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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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31일 오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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