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뉴스레터를 ‘수신 거부’한 분들이 무려 2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요즘 뉴스레터 구독자를 2000명 모은 것도 쉽지 않다고 하는데.. ‘수신 거부’ 혹은 ‘구독 취소’를 한 사람들이 2000명이 넘다니 ㄷㄷ 2. 언뜻 보면 놀라운 숫자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딱히 특별한 건 아니다. 뉴스레터를 포함해 모든 소셜 미디어에서 구독한 사람이 있다면, 이를 취소하는 사람들도 언제나 있기 마련이니까. 심지어 나조차도 그러하고. 3. 무튼 좀 더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대략 일주일에 10~20분 정도가 뉴스레터를 수신 거부하는데.. 이는 전체 발송하는 뉴스레터의 0.1%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 4. 그런데 이 0.1%에 해당하는 수치가 2~3년 동안 꾸준히 쌓이면 수천 명이 되는 셈. 이를 바꿔 말하면, 작아 보일 수 있으나 매주 10~20명의 구독자가 순증해도 몇 년 운영하면 구독자가 수천 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5.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꾸준히 축적했느냐’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수신 거부한 분들이 2000명이 넘었다는 건 그만큼 꾸준히 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6. 그리고 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신 거부를 했고, 왜 했는지에 대해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편. 안 맞을 수도 있는 거고, 각자 사정이 있겠지. 애초에 매주 수신 거부를 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 구독하기도 하고. 7. 게다가 스티비의 요금 체계는 구독자 수에 따라 발송 비용이 단계별로 증가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수신 거부를 해주는 분들은 장기적으로 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어서 수신 거부를 해주실수록 오히려 좋다고도 생각하는 편. 8. 즉, 부족함이 많은 뉴스레터를 구독해주는 것도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기꺼이 수신 거부를 해주는 것 또한 어떤 측면에서는 굉장히 좋은 일. 그리고 아주 잠시라도 누군가의 메일함에 머물렀다는 것 자체도 감사한 일이고. 9. 그리고 비즈니스적으로는 ‘수신 거부를 한 사람의 수’보다는 ‘오랫동안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분들의 수’가 얼마나 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창작자나 사업자는 전자를 줄이는 것보다는 후자를 키우는 것에 훨씬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 편이고. 물론 둘 다 잘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10. 근데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앞서 말한 2가지 모두가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있어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독자 혹은 고객이 창작자를 마치 구원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11. 사업하는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그렇게 말하는 게 쉽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말들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편. 12. 그게 열렬 독자든, 수신 거부자든, 그런 사람들 모두는 결국 창작자가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었을 때 얻는 결과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만들지 않으면 애초부터 독자든, 거부자든 그런 게 생겨나지조차 않겠지. 13. 이를 뉴스레터로 바꿔서 말하면, 어떤 창작자가 뉴스레터를 꾸준히 발행했기 때문에 구독자도 생기는 거고, 수신 거부자도 생기는 셈. 14. 따라서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창작자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느냐?’, ‘뉴스레터 운영자가 얼마나 꾸준히 뉴스레터를 발행하느냐?'일 수 있다. 그래야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든,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든 하는 거니까. 15. 그런 의미에서 창작자로 산다는 건 ‘호와 불호를 끊임없이 감당하면서 꾸준히 콘텐츠를 만든다'는 의미일 수 있다. 고로 조금의 칭찬에 지나치게 열광할 필요도 없고, 조금의 비난에 지나치게 낙담할 필요도 없다. 16.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얼마나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겠지. 17. 따라서 이 분야에서 제일 중요한 건 ‘창작자가 자신의 생산성을 어떻게 관리하고 유지하느냐’일 수 있는데.. 이걸 깨닫고 나서부터인지 참 웃기게도, 어느 순간부터 내가 나를 응원하게 되더라. 내가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해야 뭐라도 만들어지는 거니까. 18. 그리고 처음에는 이 모습이 어이없고 좀 오그라들고, 자기애 과잉처럼 느껴졌는데.. 최근 들어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내가 나를 진심으로 열렬히 응원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내가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열렬히 응원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달까. 19. 내가 나를 응원하는 게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 정도 자기 과잉쯤은 충분히 감당해도 되지 않을까? 나 화이팅 ;) #오늘의아무말

뉴스레터를 '수신 거부'한 분들이 20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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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8일 오전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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