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6z의 'Consumer tech' 카테고리에서 연일 AI 관련 글을 발행하고 있어요. 그중 '교육의 미래'를 다룬 글도 있어 소개합니다. 샘 알트만은 스타트업들이 생성AI로 에이전시 서비스를 많이 만들 거라고 예견했는데요(AI가 버즈워드인 게 안타깝다는 얄미운 말과 함께). 이때 주도권을 잡으면 좋을 분야로 의료와 함께 교육을 꼽은 바 있습니다. 그만큼 AI가 어떻게 적용될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기도 한데요. 그 방향성을 이번 글에서 조금이나마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처: 그레이록 파트너 리드 호프만과의 대담)
이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ChatGPT를 활용해 논문과 대학 입학 에세이를 쉽게 쓸 수 있게 됐고, 교사들은 커리큘럼을 AI에 아웃소싱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편 AI를 잘 활용하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함양하고, 소프트 스킬(질문하는 능력 등)을 기를 수 있는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와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은 자기 결정 이론에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율성, 관련성, 능력에 의해 움직이며, 즉 어떤 지름길이 주어지더라도 계속 학습할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오히려 사실을 확인하고 학습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추가 리소스를 얻었을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랬을 때 a16z는 AI와 학습, 지식, 교육의 미래를 5가지로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1. 1:1이 주류가 됩니다
1:1 과외, 코칭, 멘토링, 테라피 등은 원래 비용이 크게 소요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희소한 서비스였지만 실제로 1:1로 각종 교육 서비스, 테라피를 받으면 더 효과적인 결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앞으로는 AI가 이를 대중화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예를 들어 델파이(Delphi)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 창업자가 마크 안드레센 AI, 폴 그레이엄 AI와 대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는 챗봇을 출시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역사적인 인물인 에이브러햄 링컨, 플라톤 등도 AI 캐릭터로 만들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겠죠.
2. 개인 맞춤형 학습이 현실이 됩니다
AI를 통해 학습 방식과 요구사항(시각, 텍스트, 오디오 등)부터 콘텐츠 유형(어린이 또는 성인이 좋아하는 캐릭터 또는 취미 등), 커리큘럼까지 모든 것을 개인화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소프트웨어가 학습자의 지식을 추적하고, 진행상황을 테스트하며, 학습자의 지식과 격차에 따라 맞춤형 콘텐츠를 반복 및 재구성하는 일도 가능해집니다. 학습자의 학습 수준과 격차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교육 서비스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는 학습자의 참여도를 높이는 데까지 이어져야 하고요. 실제로 AI는 높은 수준의 학습 능력을 지닌 서비스 수요자, 특정 개념이나 과목에서 뒤쳐지는 학생, 교실에서 손을 들기 부끄러워하지만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 특별한 학습이 필요한 학습자 등 다양한 유형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3. AI의 효과를 극대화한 교육 툴이 등장합니다
학습 공간에서 IT를 활용한 생산성 툴은 본의 아니게(?) 유용한 학습 도구로 사용되곤 합니다. 디자인 SaaS 캔바(Canva)나 퀄트릭스가 스타트업 시대 초기에 그렇게 자주 활용된 솔루션의 예시였습니다. 학생과 교사가 초창기 생산성 도구를 사용했던 것처럼, AI가 향상된 지능을 통해 계속해서 '인간과 비슷해짐'에 따라 채팅 기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의 새로운 세대의 얼리어답터가 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예를 들어 교사들(특히 과중한 업무와 부족한 예산으로 인해 아쉬웠던 공립학교 교사들)이 수백만 개의 과거 교육 자료를 학습한 AI를 활용해서 수업 계획서와 강의 계획서 초안을 작성하면 됩니다. 물론 초안을 다듬고 본인들의 학생에게 맞춤화해야 하지만, 업무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랬을 때 개별 학생에게 맞춤화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학생들 역시 학습 자원을 찾는 시간을 절약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4. 수업 성취도를 제대로 평가하는 AI 도구가 등장합니다
ChatGPT 출시 후 공립 교육자들은 학교 과제, 대학 입시 등에서 AI를 이용한 작업을 거를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뉴욕, 시애틀 등 기타 대규모 공립 교육 지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ChatGPT를 포함한 비슷한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AI를 교육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했을 때, 수업 성취도를 정확히 측정하고 부정행위를 감지하는 AI 도구도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랬을 때 AI 도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학생, 그렇지 못한 학생의 교육 격차를 줄일 방법 역시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5. '진실'이 왜곡될수록 팩트 체크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AI 시대의 또 다른 큰 관심사는 '진실'입니다. 알고리즘은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되지만, 이 모든 데이터는 여전히 인간의 판단과 인간의 행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인종, 성별 등 모든 종류의 사회적 편견이 알고리즘에 반영될 수 있으며 이러한 편견은 계속 증폭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메일의 문장 완성 AI는 투자자가 남성이어야 한다고 가정합니다. 구글의 스마트 작성 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지금까지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AI가 사실과 다른 정보(또는 가짜 사실/뉴스)를 제공하는 편견으로 가득 찬 환경에서는 팩트 체크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오늘날의 AI가 생성하는 답변은 일관성 있는 산문을 쉽게 작성할 수 있고, 그 수준도 높아서 사실에 근거한 정확하고 진실한 답변이라고 믿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소개된 워싱턴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AI가 작성한 뉴스 기사를 읽은 사람의 72%가 사실관계가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사를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육 영역에서 이는 콘텐츠 큐레이션과 직결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다음 세대가 근본적인 세부사항을 학습하지 못한 채 그야말로 생성만 하는 세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학습자는(즉 우리 모두는) 교육을 통해서 '진실'을 모색하는 다양한 옵션과 마음가짐을 배웁니다. 다시 말해 AI가 영향을 미치는 변화와 혁신 가운데서도 교육 및 학습의 근본적인 의미를 사수하는 일이 오히려 더 가치있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