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워크샵 형태로 5주간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의 경험 전략을 설계한 적이 있습니다. 커피 시장은 레드오션이지만 하루에 1~2잔 이상을 마시는 일상재이기에, 컨셉이 명확하면 고객이 스위칭할 기회는 늘 존재하죠.
지난주에 대표님이 디자인을 리뉴얼하셨다며 소포를 한가득 보내오셨습니다. 소소한 피드백을 드리면서도 브랜드가 완성되어 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무척 의미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을 브랜딩하면서 느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브랜드 가치는 내가 사업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보통 이 메시지는 좋은게 다 혼합된 형태로 존재합니다. 가치들 간의 우선순위를 정할때는 company(우리)도 중요하지만, market에서의 status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혼합된 메시지로는 고객에게 단 하나도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기업이 작을수록 누군가(에이전시가) 가치를 정리해주는 걸로는 절대 혼자 일어설 수 없습니다. 내재화되지 않으면 마지막 발표날 박수치고 디자인 예뻐지는 걸로 끝이 나죠. 내부에 브랜딩을 이어갈 리소스가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 핵심 가치가 뻔하다고 느끼는 건 기업이 가진 맥락(context)으로 해석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똑같이 보이는 추상적 단어가 특별해질수 있는건 구체적인 비즈니스에서 풀어내는 기업만의 서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님이 사업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환대(warm hospitality)였습니다. 사람에게 커피라는 비즈니스를 매개로 따뜻함을 전하고 연결되는 것. 이 브랜드는 그래서 공간 비즈니스를 특별한 살롱(salon) 경험으로 풀어냈는데요. 월-금은 지식인들이 함께하는 초대장 형식의 커뮤니티가, 주말에는 일반인에게 스페셜티 커피를 오픈합니다.
월요일에 이 살롱에 초대받았습니다. 어떤 사람들과 연결되고 어떤 대화가 있을지 무척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