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는 사람에게 보내는 40 번째 편지
커리어리 853 대한민국 정부가 의료 개혁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를 반대하는 현직 전공의 8000명 이상이 사직서를 내는 등 집단행동에 돌입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전공의 수를 기준으로 3분의 2가 병원을 이탈한 것에 해당합니다. 이로 인해 중증이나 응급 환자만 수술하고 그 외 환자는 진료와 수술을 미루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대한전공의협회 간 의료 개혁 방안에 대한 주요 쟁점은 의대 정원을 매년 2000명씩 확대한다는 방침에 대한 것입니다. 응급실이나 수술실 등 필수진료과 의사가 부족한 문제를 전공의 충원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정부의 생각입니다.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는 필수진료 공백이 비단 절대적인 의사 수 부족에 있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의료계 주장은 전공의 수를 갑자기 늘리면 의료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전공의 공급을 받아줄 종합병원 고용이 따라서 늘어날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필수의료 공백이 생기는 본질적인 문제가 의사 숫자가 아닌 구조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건강보험 수가입니다. 대한민국은 진료비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 행위별로 수가를 매긴 뒤 이에 맞춰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난도 높은 수술은 수가에 비해 인건비 등 인프라 비용이 더 많이 드는데 의사 입장에서 업무 강도에 비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필수의료 분야를 기피하고 미용의료 등 비급여 진료 시장으로 진출하여 더 많은 보상과 합리적인 업무 강도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이해됩니다. 우리가 직업을 선택하여 일을 할 때 근무 여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을 통한 자아 성취와 보람을 찾는 것이 중요한 동기이지만 기본적인 삶의 질을 결정하는 보상과 복지 등 물리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현대 직장인들은 점점 더 까다로운 기준으로 직장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보상, 더 편리한 복지, 더 나은 문화 등 직장 내외부 요소를 골고루 따져서 직장을 선택합니다. 이런 현상을 고려한다면 전문의가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것을 공감하고 현실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해야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입장에서 국민에게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의미 있습니다. 다만 요즘 회사가 인재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다른 회사와 차별된 보상과 복지, 근무환경, 문화 등을 제공하는 것을 벤치마킹하여 정부도 의사가 필수진료 분야를 선택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정책을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환자가 진료와 수술을 받지 못하는 현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소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소명의 사전적 의미가 여러 가지 있는데 '임금이 신하를 부르는 명령'이라는 해석이 재미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의 주인은 바로 '나'라고 생각합니다. 직업 선택을 한 사람은 바로 '나'고, 선택한 직업을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사람도 바로 '나'입니다. 직업을 영위하다 보면 외부 요인에 의해서 불가피하게 원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 영향이 우리에게 불리할 수도 있죠.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행동하시겠습니까? 외부 요인이 해결될 때까지 손을 놓고 기다리시겠습니까? 외부 요인을 만든 주체에게 격렬하게 항의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그냥 상황이 벌어지기 전처럼 요동치 아니하고 담담하게 해야 할 일을 하시겠습니까? 직업이 생계가 아닌 소명이 되려면 우리에게 조금 피해가 되더라도 임금 된 내가 선택한 일을 상황과 사람을 탓하지 아니하고 스스로와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새롭게 도전해 보려고 하는 일이 생계가 아닌 소명이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