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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서 중고 전자 피아노를 샀다. | 취미 찾기 여정, 악기편

당근에서 중고 전자 피아노를 샀다. 가뜩이나 화분들로 어지러운 가운데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계획이 없었을 뿐이다) 공부나 일처럼 나의 쓸모를 위해서 살아가는 삶에서 조금씩 궤도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쓸모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좋다. 그러나 이제는 좀 피곤하다.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다. 피곤해도 재미있게 살아온 그간을 돌이켜보면 쓸모없이 재미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어른이 된 내게, 재미는 쓸모와 함께 추구되어야 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소위 말하는 재미없는 어른이 되어 버린 것이다. 재미도 쓸모가 된다 피아노는 솔직히 내게 이렇다 할 쓸모는 없는 녀석이다. 하지만 피아노를 치는 것은 즐겁다. 피아노의 쓸모는 그뿐이다. 그래서 샀다. 재미있는 일상을 만드는 것도 나의 몫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공부든 일이든 나는 내가 '즐기는 자'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실무를 경험하다보니, 내게 부각되는 장점 외에는 노력해야 할 것들이 엄청 많더라. 어떤 부분은 평균에 못 미치는 부분도 있었다. 장점을 뾰족하게 갈고 닦는게 정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약점들에 발목을 잡혀있는 상황. 뾰족히 깎은 연필로 도화지에 한 획을 긋기만 하면 되는데! 얼룩덜룩한 손 때문에 도화지에 손도 못대는 상황이다. '즐기는 자'에게는 재미가 없을 수 밖에.  그러나 삶이 꼭 재미만으로 굴러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성취하고 싶은 대부분의 목표들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재미있는 부분은 모든 일의 10%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나머지 90%를 대신 해줄 누군가를 다룰 다른 능력이 있는게 아니고서야 노력은 성취를 원하는 자에게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덕목이다. '노력'. 하나를 끈기있게 오랫동안 해내지 못하는 성질급한 성미인 내게 노력이란 작심삼일과 같은 단어로 느껴진다. 인내가 필요한 일에는 자신이 없다. 그게 내 근본적인 약점이기도 하다. 영양제도 좋지만, 재미보충제를 챙기자 피아노는 내게 그 재미를 찾아다 줄 재미 보충제다. 짧은 시간의 연습만으로도 하루하루 나아지는 연주 실력이 내 하루 일과중 부족한 재미를 채워줄 예정이다. 그리고 그 노력이 언젠가는 또다른 성취를 안겨다 줄 것이다. 재미보충제, 이것이야말로 취미의 본질이 아닐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성공하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도전.' 침착맨이 예전에 금연 선언을 할 때 했던 말이다. 내게도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매일같이 뭔가를 해야만 하는 이 시스템에 맞춰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필요한 건 그 규칙과 목적을 주기적으로 리마인드 하는 것 뿐. 단지 아무것도 안하는 건 지루하니까, 다른 곳에서나마 재미있게 지내보자. 재미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을 신입 직장인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잠시 잊고 살던 어릴적의 재미를 다시 발굴해보길 권한다. (취미 찾기 여정 시리즈는 다음 편 '운동'으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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