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보조하는 가치, 가치를 제공하는 경험⟫
가장 최근에 나온 다이슨 청소기를 사용하면서 문득 든 생각을 정리합니다. 공급자들은 모두 가치 있는 것을 만들고 그것을 통해 수익을 내려고 합니다. 사용자는 어떨까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분명하고 명쾌한 가치가 있을 때에 비용을 지불합니다. 많은 경우 1) 재미있거나(FUN), 2) 유용하거나(USEFUL), 3) 빠르거나(TIME SAVING) 속성을 가진 서비스와 콘텐츠, 경험에 지갑을 열죠. 여기서 쉽게 빠지는 함정은 새로운 기술이 무조건 가치에서도 우월하다는 것입니다. 항상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반드시 숙고하고 "내가 사용자여도 지갑을 열 것인가?"라는 질문에 망설임이 없어야만 합니다. [ 큐레이터의 문장 🎒 ] 1️⃣ 센서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심박수, 산소포화량, 이산화탄소와 포름알데히드까지. 센서는 감각기관을 닮아서 냄새, 소리, 먼지, 빛, 움직임 등을 탐지합니다. 기계에 더 많은 센서가 달려있으면 그만큼 탐지할 수 있는 자극이 많고 알릴 수 있는 정보가 풍족합니다. 대신 더 무겁고 전력소모가 많을 것이며 가격도 비싸겠죠. 트레이드오프가 발생합니다. 2️⃣ 센서는 상황을 진단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시끄러운 소리, 눈을 찌푸리게 하는 악취, 갑자기 늘어난 미세먼지, 너무 어두워진 복도, 매트리스 위에서 뒤척이는 움직임까지 탐지할 수 있죠. 그러나 탐지하는 것 이외에 그 정보를 해석해서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센서의 일이 아닙니다. 센서는 그 자체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하죠. 3️⃣ 새로 나온 다이슨 청소기는 옵틱 클리너 헤드에서 레이저를 발사하여 마룻바닥의 먼지를 쉽게 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눈이라는 감각기관을 통해 먼지를 식별하여 얼마나 오염이 심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하죠. 그다음 몸체의 피조센서는 헤드가 빨아들이는 먼지의 크기와 양을 측정해 자동으로 흡입력을 조절합니다. 먼지가 많으면 터보 모드로 먼지를 빠르게 빨아들이죠. 4️⃣ 초록색 불빛이 비추는 곳에 먼지가 있고, 그 먼지를 없애면서 공간이 깨끗해지는 경험은 청소를 하는 재미가 됩니다. 마치 Pizza Warm 게임을 떠올리면서 여기저기 사이사이에 숨은 먼지를 없애며 '깨끗해진다'라는 감정을 느낍니다. 이처럼 새로 나온 청소기는 센서를 통해 환경의 변화를 인지하고 자동으로 최적화된 모드로 작동하여 '청소를 깨끗하게', '청소를 빠르게', '청소를 즐겁게' 하려는 사용자의 과업을 달성하도록 돕습니다. 5️⃣ 만약 피조센서를 통해 터보 모드를 작동하지 못하고 헤드에서 나오는 초록색 빛을 통해 내가 사는 공간에 먼지가 많다는 것만 보여준다면 어떨까요?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칠 겁니다. 기술은 그 자체로 가치를 담보하지 않습니다. 비용을 지불하는 고객은 센서만큼 정직합니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 더 비싼 청소기를 구매할 고객은 많지 않으니까죠. 공급자는 기술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답은 '기술'이 아닌 '경험'에 있습니다.